국립중앙박물관에 국보 제178호로 ‘분청사기 조화 물고기 무늬 편병(扁甁)’이 있습니다. ‘편병’이란 몸체의 양쪽 면이 편평하고 납작하며, 위쪽에 주둥이가 달린 휴대용으로도 쓰인 술병을 말합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의 토기에도 그 예가 있었지만, 특히 조선시대에 널리 쓰였지요. 분청사기에 많이 남아 있지만, 백자나 청화백자(靑華白磁)에도 있어 조선시대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 국보 제178호 ‘분청사기 조화 물고기 무늬 편병(扁甁)’, 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여기 ‘분청사기 조화 물고기무늬 편병(扁甁)’은 조선시대 전기에(15~16세기 무렵) 제작된 편병으로 크기는 높이 22.6㎝, 입지름 4.5㎝, 밑지름 8.7㎝입니다. 백토을 두껍게 입히고 조화수법으로 무늬를 그린 위에 연한 청색의 투명한 유약을 칠하였습니다. 앞ㆍ뒷면과 옆면에 서로 다른 무늬와 위로 향한 두 마리의 물고기를 생동감이 넘치는 선으로 그려냈지요.
물고기 무늬는 분청사기 조화수법의 특징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데 조화수법이란 백토로 바른 그릇에 선으로 오목새김의 무늬를 새겨넣고 백토를 긁어내어 하얀 선으로 된 무늬를 만드는 기법입니다. 양 옆면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위와 중간에 4엽 모란무늬를 새기고, 배경을 긁어냈으며 아랫부분에는 파초를 그려 넣었지요. 편병에 이렇게 물고기는 새겨넣은 것은 물고기가 알을 많이 낳으므로 다산을 상징하거나 뜬 눈으로 잠을 자는 습성을 생각해 과거급제를 위한 비손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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