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지난 15일 ‘막걸리 빚기’를 새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번 지정 대상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쌀 막걸리는 쌀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지어 식힌 뒤, 누룩과 물을 넣고 여러 날 동안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빚지요. 막걸리의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와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그 이름이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도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나 있습니다.
▲ 막걸리(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지요.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농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라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農酒)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막걸리는 많은 국민이 즐기고 누리는 대중적인 술입니다. 조선 시대까지 막걸리는 집집이 가양주(家釀酒)로 빚어 집안 특유의 술맛을 유지해 왔으며, 김치ㆍ된장과 같이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발효음식의 하나였지요. 근대 이후 국가 정책의 흐름에 따라 가양주 대신 양조장 막걸리가 일반화되고 재료가 변화하기도 하였지만, 시대적 상황에 적응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해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자가 제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대쾌도(해산 유숙의 그림) 중 일부 술을 따르는 모습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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