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노래에서 길을 찾다]12- 발밤발밤

튼씩이 2021. 6. 26. 10:32

 

 

옆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쪽만 보고 달려온 제 삶을 다른 분께서 외길삶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좀 열없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마음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해가 넘도록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고 오늘의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 '발밤발밤'은 바로 앞에 들려 드렸던 '바람꽃'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이어서 듣게 된 노래입니다. '바람꽃'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이며 정영 님이 쓰신 노랫말에 이시우, 조윤정 두 분이 가락을 붙이시고 홍광호 님이 부르셨답니다.

 

'발밤발밤'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인데 노랫말에 이런 뜻이 잘 드러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발밤발밤'이 되풀이해서 나오면서 그 느낌을 더해 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겨워겨워', '울어울어'와 같이 글자 셈이 같은 말을 넣어 가락이 느껴지도록 한 것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노래를 부른 홍광호 님의 목소리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천 개'라는 말을 빼고는 노랫말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니 덧붙인 노랫말과 움직그림을 함께 보시면서 저마다의 울림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4354해 온여름달 스무닷새 닷날(2021년 6월 25일 금요일) 바람 바람

 

 

 

곁에도 멀리도 갈 수 없어
눈에도 맘에도 둘 수 없어

차라리 이대로 눈이 멀어
나를 보는 너 조차 몰랐으면

발밤발밤 걸어 나에게로 오는
천 개 속의 발소리도 그대란 걸 아는데

발밤발밤 걸어 눈물길을 지나
하루하루 돌아서며 살 수 있을까

발밤발밤 걸어 나에게로 오는
천 개 속의 발소리도 그대란 걸 아는데

발밤발밤 걸어 날 떠나가도
겨워겨워 내 안에 품어야지

울어울어 우는 그 마음까지

 

https://www.youtube.com/watch?v=Py6i0hWzIko&list=RDPy6i0hWzIko&index=1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