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76. 조선시대와 근현대 역사가 함께 남아 있는 구룡령 옛길

튼씩이 2016. 9. 1. 21:06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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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9. 1.



강원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 가면 명승 제29호 “구룡령 옛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양양과 홍천을 연결하는 옛길로 산세가 험한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보다 산세가 평탄하여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요한 상품 교역로였고, 양양, 고성 지방 사람들이 한양을 갈 때 주로 이 길을 이용하였다고 하지요. 특히 양양, 고성 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치르러 한양으로 갈 때 용의 영험함을 빗대어 과거 급제를 기원하며 넘나들던 길이라고 합니다.

구룡령이라는 이름은 ‘아홉 마리 용이 고개를 넘어가다가 지쳐서 갈천리 마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고갯길을 넘어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하고 있습니다. 옛길 들머리에는 굽이쳐 흐르는 계곡이 있고, 길의 중간 중간에 길의 위치를 표시하는 횟돌반쟁이, 묘반쟁이, 솔반쟁이 따위가 자리 잡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 고갯길을 걸어서 넘는 것도 운치가 있지요.

또한 구룡령 옛길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개발되어 일대 주민들이 강제 징집되었던 애환의 역사가 서린 철광소와 케이블카가 남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옛길 길가에는 1989년 경복궁 복원 당시 쓰기 위해 잘라내 밑동만 있는 소나무들이 남아 있는 등 조선시대와 근현대사의 역사가 함께 살아 숨쉬는 역사적 가치가 크고 소중한 명승지입니다.

옛 얼레빗 (2012-09-04)



2372.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 쥐꼬리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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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란 시에서 노래합니다. 여기서 나태주 시인이 말한 “너”는 바로 이 “쥐꼬리망초”를 보고 한 말이 아닐까요? 쥐꼬리망초라고 불린 것은 꽃이 쥐꼬리처럼 생겼다거나 열매가 쥐꼬리처럼 길게 늘어져서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만 실제는 꽃이 작아서 그렇게 부른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작은 것을 “쥐꼬리만 하다.”라고 말하지요.

우리 들꽃에는 쥐꼬리망초와 같이 “쥐~”라는 말이 붙은 꽃이 더러 있습니다. 열매가 쥐방울처럼 생겼다는 쥐방울덩굴, 꽃잎이 작은 손처럼 생긴 쥐손이풀 따위는 작은 것을 뜻하는 것이고, 뿌리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쥐자가 붙은 쥐오줌풀은 작다는 뜻보다는 쥐오줌 냄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 일 것입니다.

쥐꼬리망초는 꽃의 크기가 2~3m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꽃이어서 앙증맞고 귀여운 꽃입니다. 이 꽃은 한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한꺼번에 피지 않고 한 개나 두 개씩 차례로 천천히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단번에 터뜨리는 것이 두려워서 조심스럽게 꽃을 피는 겁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아주 작은 꽃이기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쥐꼬리망초는 낮은 몸자세로 가만히 들여다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꽃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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