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이면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는데 부채를 든 1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창(소리)ㆍ아니리(사설)ㆍ발림(몸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엮어가는 극적 음악입니다. 본래 판소리는 춘향가ㆍ심청가ㆍ수궁가ㆍ흥보가ㆍ적벽가ㆍ변강쇠타령ㆍ배비장타령ㆍ옹고집타령ㆍ강릉매화타령ㆍ무숙이타령ㆍ왈자타령ㆍ장끼타령ㆍ가짜신선타령(또는 숙영낭자전) 등 12마당이었으나, 현재는 춘향가ㆍ심청가ㆍ수궁가ㆍ적벽가ㆍ흥보가 등 5마당만이 전승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적벽가’는 ‘화용도(華容道)’라고도 하는데 중국 구전 역사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빌려와 소리하고 있지요. ‘적벽가’는 원래 충의를 노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당성이 없는 권력에 의해 전쟁에 동원되어 죽음으로 내몰리는 민중들의 한과 이에 대한 항의와 풍자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생이별 하직허고 전장에를 나왔으나 언제나 내가 다시 돌아가 그립든 자식을 품 안에 안고 아가 응아 어루어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라는 사설이 바로 그런 대목입니다.
▲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릴 <완창판소리-김경호의 적벽가>, 국립극장 제공
그런데 그 ‘적벽가’를 완창 소리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김경호의 적벽가>를 10월 15일(토) 하늘극장에서 엽니다. 단단한 수리성 곧 판소리 성음 가운데 하나로 컬컬하게 쉰 듯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김경호 명창이 동편제 ‘적벽가’를 위엄 있는 소리로 들려줄 것입니다. 특히 김경호 명창이 부를 박봉술제 ‘적벽가’는 정통 동편제 소리로 또렷하며 굵고 거친 통성으로 내지르고,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대마디 대장단으로 툭 던지듯 놓는 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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