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입니다. 소설은 말 그대로 눈이 내리면서 추위가 시작되는데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볕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지요. 소설은 양력 11월 하순에 드는데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는가 하면,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추워집니다.
또 이때는 음력 시월로 “`농공(農功)을 필(畢)`하는 달이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다.”라고 하여 ”상달“이라 했고, 일하지 않고 놀고먹을 수 있어 ”공달“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하기 위해 서두르고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지요.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둡니다.
▲ 겨울나기 - 무청시래기, 무말랭이. 호박, 가지(왼쪽부터 시계방향)
그런데 소설 무렵은 첫눈이 오기도 하는데 24절기의 여덟째인 소만(小滿) 무렵 손톱에 봉숭아를 물들이고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빠지지 않으면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이는 시인 정호승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의 한 구절로 이즈음에 어울리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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