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96. 순성놀이, 한양도성 40리 하루에 걷자

튼씩이 2016. 10. 3. 14:35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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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9. 30.



“순성놀이는 성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도성 안팎 풍경을 구경하는 놀이인데 새벽에 출발해서 저녁에 종을 칠 때에야 마칠 수 있었다. 산길이 깎은 듯이 험해서 마칠 때쯤에는 지친 사람이 많았다.” 위는 유득공의 《경도잡지(京都雜志)》에 나오는 순성놀이 설명입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에서 만든 세계유산총회 홍보물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도성 안팎의 풍경을 감상하던 순성놀이가 있었다. 과거시험을 보러 상경한 선비들이 도성을 돌며 급제를 빌었는데, 이것이 도성민들에게 전해져 봄과 여름이면 성곽을 돌며 경치를 즐기는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조선시대에 순성놀이는 선비들은 몰론 온 도성민이 즐기던 것이었습니다. 그 순성놀이가 요즘에 와서 다시 부활되고 있지요. 서울시는 10월 15일(토)에 열리는 한양도성문화제의 하나로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순성놀이’ 참가자를 9월28일(수)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밝혔지요. 몇 년 전부터 해오던 순성놀이가 이젠 본격화한 느낌입니다.

’순성놀이’는 코스는 한양도성 모든 구간을 10시간동안 걷는 ‘일주코스’와 ‘반주코스’, ‘구간코스’로 구분됩니다. ‘일주코스’는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저녁6시에 끝나고 ‘반주코스’는 이른 9시부터 늦은 2시까지 한양도성 일주코스 절반에 해당하는 코스로 약 9Km를 걷습니다. 출발은 창의문에서 시작해 백악과 낙산구간을 지나 장충단공원에서 마무리하지요. ‘구간코스’ 는 한양도성과 인근마을, 지역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코스 약 3~4Km로 누구나 쉽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하여 한양도성의 가치를 느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코스로 구성하였습니다. 12살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만원이고, 신청은 순성놀이 누리집(www.seouldosung.net)에서 하면 됩니다.

옛 얼레빗 (2012-09-24)



2383. 조선후기 홍어장수 문순득의 아시아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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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오키나와, 필리핀, 마카오를 여행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홍어장수 문순득(文淳得1777~1847)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는 1801년 12월 그의 작은아버지와 마을사람 6명과 함께 흑산도 남쪽 섬으로 홍어를 사러 갔다가 폭풍을 만나 표류한 까닭에 뜻하지 않게 아시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가 3년이 넘어서야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아시아 체험기는 우이도(牛耳島, 지금 소흑산도)에 유배되어 머물던 정약전(丁若銓)이 대필(代筆)한 ≪표해시말(漂海始末)≫에 전합니다.

이 책은 중국, 안남(베트남), 유구(오키나와), 여송(필리핀) 등의 언어와 풍속을 소개하고 있어 해양문학 자료로서 가치가 있지요. 특히 부록에는 112개의 오키나와말과 필리핀말을 적어 두어 귀중한 언어학 연구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더 큰 값어치는 말도 통하지 않던 낯선 곳에 표류되었음에도 절망하지 않고 그곳의 말을 적극적으로 배운 것은 물론 현지의 기술을 배워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는 눈물겨운 노력과 꿋꿋한 삶의 자세 일 것입니다. 또 하나 정약전이 양반 신분임에도 반상의 차이를 따지지 않고 표류했던 홍어장수의 말을 꼼꼼히 적어서 ≪표해시말(漂海始末)≫에 기록한 점도 있지요.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홍어장수 문순득, 아시아를 눈에 담다’라는 제목으로 내일(9월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문순득의 아시아 체험기 특별전을 엽니다. 이 특별전에서는 ≪표해시말(漂海始末)≫과 함께 그의 집안에서 대대로 보관하였던 유물을 포함 오키나와, 필리핀, 마카오의 풍속 관련 유물과 자료 총 150여 점이 전시됩니다. 19세기 홍어장수 문순득의 불굴의 집념을 엿보러 아이들과 목포 나들이 한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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