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400. 궁중 수방나인이 만든 최고 수준의 “봉황무늬 자수방석”

튼씩이 2016. 10. 7. 11:06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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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0. 05.



“(임금)이 일본국 대상(大相)에게 토산물을 내려 주었다. 그가 보내 온 사람에게 주어 보냈으니, 은준(銀樽) 1개, 도금은규화배(鍍金銀葵花杯) 1개, 은탕관(銀湯罐) 1개, 흑사피화(黑斜皮靴) 1개, 죽모자(竹帽子) 10개, 저포(紵布)ㆍ마포(麻布) 각각 15필, 인삼(人蔘) 50근, 호피(虎皮)ㆍ표피(豹皮) 각각 3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2장, 만화방석(滿花方席)ㆍ만화침석(滿花寢席) 각각 5장 이었다.” 이는 《태종실록》 2년(1402년) 6월 6일치 기사입니다.

이처럼 우리 겨레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방석을 만들어 썼으며 중국이나 일본에 방석 선물을 했다는 기록이 무척 많습니다. 그런 전통을 이어 받은 방석 가운데 한국자수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봉황무늬 자수방석’ 3점이 이번에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되었습니다. ‘봉황무늬 자수방석’은 궁중 수방나인이 만든 최고 수준의 자수유물로 공예사적인 큰 의미를 지녔다는 평입니다.

특히 3점 가운데 1점은 한글로 “상궁청신녀 임인생 리씨정희행 생전병소원 사후왕생 극락발원”이란 글씨가 수놓아져 있어 만든 이와 만든 때, 만든 목적을 짐작해볼 수 있어 가치가 큰 보물입니다. 또 함께 문화재 지정 예고된 것에는 ‘현우경 자수표지’도 있는데 자수로 수놓은 직물로 경전(현우경)의 표지를 꾸민 유물입니다. 책표지에는 부귀영화, 자손번성, 극락장생 등의 길상적인 의미를 상징하는 모란ㆍ매화ㆍ복숭아ㆍ연꽃ㆍ석류 따위가 수 놓아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10-04)



2390. 빡빡머리와 바리캉 - 그때를 아십니까?(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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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2월 한 젊은이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던 중 경찰의 장발족 일제단속에 걸렸다. 유신 독재시절이던 1971년 내무부는 퇴폐적 사회 풍조를 일소한다며 ‘풍속사범단속법안’을 마련해 처벌 대상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타인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장발족 단속에 나서 머리가 긴 남자를 검거해 머리를 짧게 깎은 뒤 훈방했다.” 위는 1975년 동아일보 기사의 한 꼭지입니다.

예전 군사정권 시절 젊은이들에겐 장발이 유행이었습니다.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 그리고 바람에 휘날리는 긴 머리 모습은 어쩌면 갑갑한 사회에 대한 저항의식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를 군사정권이 놔둘 리가 없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퇴폐풍조를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장발 청년을 만나면 파출소로 끌고 가서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어버렸지요. 그래서 머리에 고속도로를 낸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바리캉은 이발기계로 프랑스의 바리캉 마르(Bariquand et Mare)라는 상표를 단 상품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기에 그게 마치 보통명사처럼 굳어진 것입니다. 그 바리캉은 장발단속의 추억도 있지만, 빡빡머리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으레 바리캉과 친근할 수밖에 없었지요. 또 군대 가기 전 이발사가 길었던 머리를 바리캉으로 빡빡 밀 때 눈물을 흘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바리캉, 이제 추억의 저편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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