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회보에 실리는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신정숙 선생님이 쓴 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여러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빛깔을 뜻하는 우리말이 한자말과 서양말에 밀려서 아주 자리를 내놓고 말았으니 어쩌면 좋겠느냐 하는 걱정이었지요. 우리 겨레가 스스로 만들어 쓰는 토박이말이 중국말에 일천오백 년, 일본말에 일백 년, 서양말에 팔십 년을 짓 밟혀 많이도 죽었지요. 그렇게 죽어 버린 우리말을 갈래에 따라 살펴보면 좋은 공부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의 주검(시체)들을 어루만지며 서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 겨레의 삶을 뉘우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신 선생님이 '반물'이라는 낱말의 참뜻을 몰라서 애태운 것 때문입니다. 국어사전들이 '반물'을 올림말로 싣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