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8

(얼레빗 제4974호) 백제 비류왕 때 쌓은 김제의 ‘벽골제’

“김제(金堤)의 ‘벽골제(碧骨堤)’는 신도 또한 한 번 가서 보았는데, 그 둑을 쌓은 곳이 길이가 7천1백 96척(1척≒ 30.3cm, 약 2.18km)이고 넓이가 50척(약 15m)이며, 수문이 네 군데인데, 가운데 세 곳은 모두 돌기둥을 세웠고 둑 위의 저수한 곳이 거의 일식(一息, 30리로 약 11.79km)이나 되고, 뚝 아래의 묵은 땅이 광활하기가 제(堤, 방둑)의 3배나 됩니다. 지금 농사일이 한창이어서 두루 볼 수 없으니, 농한기를 기다렸다가 상하의 형세를 살펴 다시 아뢰겠습니다.” ▲ 지금은 벽골제 제방을 따라 작은 수로만 남아있다.(최우성 기자) 위는 《태종실록》 30권, 태종 15년(1415년) 8월 1일 치 기록으로 전라도 관찰사 박습이 김제(金堤)의 ‘벽골제(碧骨堤)’에 관해 아뢰는..

밥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게 하소서

사람의 밥이 되어 - 허홍구 오늘 왔다가 오늘 가는 하루살이의 생명도 위대하게 왔으리 길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나무 이파리도 신비롭게 왔다가 가느니 내 작은 한 톨의 쌀로 몸 받아 올 때 하늘과 땅이 있어야 했고 밤낮이 있어야 했고 해와 달 비바람이 있어야 했다 농부의 얼굴을 뙤약볕에 그을리게 했고 애간장을 녹이게 했고 손마디가 굵어지도록 일하게 하고 땀 흘리게 했다 이제 사람의 밥이 되어 나를 바치오니 작은 이 몸이 어떻게 온 것인지를 일깨워 부디 함부로 하지 말게 하소서 ▲ 허홍구 시 , 시화 이무성 작가 24절기 ‘춘분(春分)’이 얼마 전이었다. 춘분은 겨우내 밥을 두 끼만 먹던 것을 세 끼를 먹기 시작하는 때다. 지금이야 대부분 사람이 끼니 걱정을 덜고 살지만, 먹거리가 모자라던 예전엔 아침과 저녁..

(얼레빗 4691호) 내일은 "대설", 사슴뿔이 빠지네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인 ‘대설(大雪)’입니다. 소설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지만 원래 역법(曆法)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과 맞춘 것이기에 우리나라는 반드시 이때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옛 사람들은 대설부터 동지까지의 기간을 삼후(三候)로 나누어서, 초후(初候)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中候)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 치며, 말후(末候)에는 여주(박과에 속하는 식물)가 돋아난다고 하였지요. ▲ 소나무에 큰눈이 와서 덮이니 한눈[大雪]이라 (그림 이무성 작가)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동짓달이라(時維仲冬爲暢月) 대설과 동지 두 절기 함께 있네(大雪冬至是二節)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六候虎交角解) 갈..

(얼레빗 4485호) 오늘은 눈이 많이 온다는 절기 대설(大雪)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인 대설(大雪)입니다. 소설(小雪)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원래 절기가 역법(曆法)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과 맞춘 것이기에 우리나라는 반드시 이때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 창덕궁 서설(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時維仲冬爲暢月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동짓달이라 大雪冬至是二節 대설과 동지 두 절기 함께 있네 六候虎交麋角解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 鶡鴠不鳴蚯蚓結 갈단새(산새의 하나)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 荔乃挺出水泉動 염교(옛날 부추)는 싹이 나고 마른 샘이 움직이니 身是雖閒口是累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 ... (아래 줄임) 위 시는 열두 달에 대한 절기와..

(얼레빗 4224호) 내일은 ‘대설’, 눈이 안 오면 기설제를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 절기 “대설(大雪)” 입니다. 대설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절기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때 눈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설이 있는 이 무렵 음력 11..

(얼레빗 3965호) 오늘은 대설, 메주 쑤기 하는 때

한국문화편지 3965호 (2018년 12월 07일 발행) 오늘은 대설, 메주 쑤기 하는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 대설(大雪)입니다. 소설(小雪)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이지만 원래 역법(曆法)이 만들어진 것..

7월 26일 - 모정과 정자에 누우니 숨통이 트이네요

김홍도의 빨래터 조선 시대의 백성은 허리가 휘도록 많은 일을 해야 했고, 엄청난 세금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 백성들도 농한기에는 모여서 놀거나 수다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이는 장소는 누구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여인네들은 빨래터에 모여 앉아 빨래를 두드리며, 집안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