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8

(얼레빗 제4907) 덕률풍 소리가 울리면 절을 세 번 하고 받아

“인천감리서 주사 조광희가 덕률풍으로 전해 오기를 영국군함 5척, 러시아군함 1척, 미국군함 1척이 닻을 내리고 머물러 있었는데, 육지로 상륙하였던 영국 병사가 금일 아침 10시에 승선하여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는 《외무아문일기》 1898년 1월 24일 치 기록입니다. 여기서 ‘덕률풍(德律風)’이란 전화기의 영어 말인 ‘텔레폰’을 한자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덕진풍(德眞風)’, ‘다리풍(爹釐風)’ 등과 어화통(語話筒), 전어통(전어통) 등으로도 불렀다고 합니다. 그 뒤 《고종실록》 33권, 고종 32년에 보면 1895년 통신국의 사무를 전하면서 일본서 만든 말인 “전화(電話)”를 썼고, 이후 이 말로 굳어졌습니다. 따라서 위 기록은 전화기를 처음 사용한 기록으로 보입니다. ▲ 고종이 쓴 것과 같은 기종..

‘2023년 전국 수문장 임명의식’ 특별행사 열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과 함께 오는 26일 낮 2시 경복궁 흥례문 일원에서 행사를 연다. ‘전국 수문장 임명의식’은 《조선왕조실록》 예종 1년(1469년) 처음으로 수문장 제도를 시행한 기록을 극 형식으로 재현한 궁궐 문화행사로서, 당시 수문장은 추천된 고위 관원의 명단 가운데 임금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의 이름에 점을 찍는 낙점(落點) 과정을 거쳐 임명되었다고 한다. 2010년 행사가 처음 시행된 때에는 해마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인물을 뽑아 임명 의례를 재현하는 ‘명예 수문장 임명식’ 형태로 진행해 왔으나,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20돌을 맞은 작년부터는 전국 수문장을 초청하는 임명식으로 그 규모가 확대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을 대표하는 7개 수문장들..

거리의 똥을 치우라

거리의 똥을 치우라 이토는 덕수궁에서 만난 조선 대신들을 불러 세우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말했다. 통감이 똥 문제를 이야기하자 조선 대신들은 얼굴을 돌렸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이 이처럼 세밀하시니 두렵습니다. -분뇨의 문제는 인의예지에 선행하는 것이오. 이것이 조선의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요. 즉각 시정하시오. - 김훈의《하얼빈》중에서 - *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그가 과연 조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명령할 자격이 있을까요? 자신의 내면에 가득 찬 오물부터 치웠어야 옳을 일이었습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의 아프고 슬픈 역사 속에 이런 일은 종종 생깁니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에 감읍해 읊조리는 '조선 대신'들의 모습도 우리를 아프고 슬프게 합니다.

(얼레빗 4708호) 취타대의 화려한 악기 ‘운라(雲鑼)’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 앞이나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가면 수문장 교대식을 보게 됩니다. 그때 취타대의 연주도 함께 볼 수 있는데 취타대의 악기 가운데는 ‘운라(雲鑼)’라는 것도 있습니다. ‘구운라(九雲鑼)’ 또는 ‘운오(雲璈)’라고도 하며,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小鑼] 10개를 나무틀에 달아매고 작은 나무망치로 치는 악기입니다. ▲ 취타대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악기 ‘운라(雲鑼)’, 국악박물관 소장 행악(行樂, 행진할 때 연주하는 풍류) 때에는 자루를 왼손으로 잡고 치며, 고정된 자리에서 연주할 때는 대받침(방대)에 이를 꽂아놓고 치게 되어 있습니다. 징의 지름은 10개가 모두 같으나 그 두꺼움과 얇음으로 높낮이가 달라서, 얇으면 낮은음이 나고 두꺼워질수록 높은음이 나는 것은 편종ㆍ편경ㆍ방향의 ..

취타대를 화려하게 하는 운라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이나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가면 수문장 교대식을 보게 됩니다. 그때 취타대가 연주하는 악기 가운데 ‘운라(雲鑼)’가 있습니다. ‘구운라(九雲鑼)’ 또는 ‘운오(雲璈)’라고도 하며,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小鑼) 10개를 나무틀에 달아매고 작은 나무망치로 치는 악기입니다. 틀(架子) 아래에 자루가 달린 것과 방대(方臺)가 붙은 것이 있는데, 길을 행진하면서 연주하는 행악(行樂) 때에는 자루를 왼손으로 잡고 치며, 고정된 위치에서 연주할 때에는 대받침(방대)에 꽂아놓고 치게 되어 있지요. 징의 지름은 10개가 모두 같으나, 두께에 따라 얇으면 낮은 음이 나고 두꺼워질수록 높은 소리가 납니다. 운라는 3개씩 3열로 배열하되 하나는 가운데 열 맨 위에 놓입니다. 운라는 조선 후기부터 ..

11월 18일 - 끝까지 조선을 지키려던 한규설을 가두다

1905년 11월 17일 오후 을사늑약이 강행된 덕수궁 앞과 회의장 안은 완전무장한 일본군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기병 800명, 포병 5,000명, 보병 2만 명이 서울 시내 전역을 장악하고 있었다고 하지요. ≪한말외교비화≫(1930)에 따르면 '슬피 부르짖는' 참정대신 한규설이 별실로 끌려 나..

8월 2일 - 일본 불임여성 가운데서 황태자비를 정하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204-2에 있는 숭인원(崇仁園)은 사적 361호로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 이진(1921~1922)이 8개월의 생을 살다간 무덤입니다. 영친왕(1897~1970)은 고종의 일곱째 아들입니다. 어머니는 귀비 엄씨(貴妃嚴氏)인데, 순종과는 이복형제간이지요. 1907년 11살의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