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가 3

소 타는 것이 이리 즐거울 줄이야 – 양팽손, 「우음」

소 타는 것이 이리 즐거울 줄이야 – 양팽손, 「우음」 소 타는 것이 이리 즐거울 줄은 몰랐는데 不識騎牛好 나 다닐 말이 없는 까닭에 이제야 알았네 今因無馬知 해거름 저녁 무렵 풀 향기 가득한 들길 夕陽芳草路 나른한 봄날 저무는 해도 함께 느릿느릿 春日共遲遲 조선 중기의 문신 학포(學圃) 양팽손(梁彭孫)이 지은 「우음(偶吟, 그냥 한번 읊어보다)」이라는 한시입니다.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한 뒤 유유자적한 모습을 묘사한 전원시지요. 저 멀리 마을에서는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땅거미를 타고 풀 향기가 솔솔 올라오는 들길을 소를 타고 가로지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신선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양팽손은 조광조(趙光祖) 등과 함께 1510년 생원시에 합격했습니다. 1519년 교리(校理) 자리에 있을..

(얼레빗 4375호) 몰락한 집안에서 조선 으뜸 문인화가 된 심사정

“겸재 그림은 말년에 더욱 능란해지고 신기해져 현재 심사정과 더불어 이름을 나란히 하며, 세상에서는 겸현(謙玄)이라고 일컬지만, 그 아담한 정취는 현재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한다.” 이 말은 조선 후기의 문신 김조순이 겸재 그림을 평한 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김조순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겸재 정선이 현재 심사정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군요. 요즘 사람들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웬만하면 알지만 현재(玄齋) 심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 조선의 으뜸 문인화가 심사정의 , 한국미술사의 기념비적 명작으로 꼽힌다.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은 조선 후기 2백 년을 대표하는 화가로 사람들이 일컫는 3원3재(三園三齋,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 현재 심사정) ..

(얼레빗 4002호) 낙관이 없는 조속의 그림 <새와 까치>

한국문화편지 4002호 (2019년 01월 29일 발행) 낙관이 없는 조속의 그림 &lt;새와 까치&gt;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02][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의 그림 가운데는 꽃과 새를 그린 화조화(花鳥畵)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날짐승 곧 새만이 아닌 네 발 달린 짐승 곧 길짐승까지 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