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눈으로 하는 언어생활
옆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는 버스의 옆면에 큼지막하게 써진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사랑…. 해 보셨습니까?” 새로 나온 영화를 홍보하는 문구 같다. 단순한 의미인데, 스치는 찰나에도 보는 이에게 여운을 남긴다. 그저 묻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 아픈 사랑을 곁에 앉아 전해 듣는 기분이라 할까? ‘광고주의 성공은 소비자의 실패’란 말을 알면서도 글에다가 큰따옴표까지 써 가며 전하는 메시지에 모든 경계를 풀어 버렸다. 문장 부호의 힘을 그렇게 크게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문장 부호를 잘못 쓰거나 안 써서 문제가 생긴 경험이 있는가? 영어 받아쓰기를 처음 할 때 겪은 일이다. 문장 끝에 마침표를 안 찍어서 애써 외워 쓴 10문제에서 0점을 받았다. 소릿값도 없는 마침표가 점수를 결정하다니! 그렇지만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