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단 4

청명한 숨쉬기, 한국인의 친구였던 아사카와 다쿠미의 92주기 추모행사 열려

오늘 4월 5일이 청명이구나 사전에 보니 청명(淸明)이란 말의 뜻으로 1. 날씨(혹은 하늘)가 맑고 밝다. 2. 소리가 맑고 밝다. 3. 형상이 깨끗하고 선명하다.... 이렇게 풀이한다. 이 가운데 오늘 청명의 뜻은 1. 날씨가 맑고 밝아서 일 것이고, 그러기에 이때쯤 이런 이름의 절기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청명이 음력으로는 3월에, 양력으로는 4월 5~6일 무렵에 든다고 하고 해의 황경(黃經)이 15도에 있을 때라고 한다는 천문학상의 설명은 이제 좀 지겨울 때이다. 그저 날이 맑고 좋은 철인데 우주 공간을 망원경으로 잘라서 연구하는 천문학이 어쩌고저쩌고하면 이 청명한 날의 기분이 복잡해지고 골치가 아플 것이다. 그러니 글 쓰는 분들도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로 유식한 척하지 말자. 다들 유식한 글에..

맛의 말, 말의 맛 - 흥분의 도가니탕?

음식점에 가 보면 그 음식점에서 팔고 있는 음식이나 재료의 효능에 대해 길고도 자세하게 써 놓은 설명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문구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임금에게 바친 진상품이거나 임금과 관련된 일화들이 꼭 들어 있다. 몸에 좋다는 성분은 다 들어 있고, 먹기만 하면 원기가 왕성해질 것 같다. 그 증거는 우리의 옛 의서나 저명한 서양 학자의 연구에서 끌어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저기서 따온 것들을 조합하다 보니 대부분의 문장이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이 되지 않는 비문이고, 맞춤법이 틀린 것도 부지기수다. 우리가 먹는 다양한 음식 중 ‘탕(湯)’의 대표 주자라 할 만한 설렁탕도 마찬가지다. 설렁탕 전문점의 벽면에 음식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빠지는 법이 없고, 그 내용은 당연히 임금과 ..

12월 29일 - 마누라 치맛감 사줄 돈으로 먹습니다

“시험으로 먹어 본다는 것이 한 그릇 두 그릇 먹기 시작을 하면 누구나 자미를 드려서 집에 갈 로자 돈이나 자긔 마누라의 치마감 사줄 돈이라도 안이 사먹고는 견듸지 못할 것이다. 갑이 눅은 것도 눅은 것이어니와 맛으로던지 영양으로던지 상당한 가치가 잇는 것이다. 自來(자래)로 ..

5월 20일 - 5월의 좋은 뽕을 먹고 크는 누에는 조선의 보배입니다.

조선의 농사의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임금은 해마다 경칩(驚蟄) 뒤의 첫째 해일(亥日)에 제사를 지낸 뒤 친히 쟁기를 잡고 밭을 갈아 보임으로써 농사의 소중함을 만 백성에게 알리는 의식을 행했지요. 그런가 하면 왕비는 몸소 궁궐 안팎 여성들을 거느리고 양잠의 본을 보여 비단생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