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을 지나니 이제 올 더위도 막바지로 접어든다. 다시 엄청 더운 날씨, 이런 상태는 찌는 더위인지 찌는 듯한 더위인지, 어느 표현이 더 정확한지 잘 모를 정도로 덥기는 덥다. 요사이 선풍기다 에어컨이 있으니 몸은 시원해질 수 있지만(우리 집은 아직 에어컨을 안 켰다. 그 비싼 에어컨 사 놓고 왜 안 쓰는지 이것도 고집의 하나겠지) 정신이 문제다. 더위에 탁 지쳐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이럴 때 머리까지 식혀줄 시원한 바람은 없을까? 지난 초여름 다녀간 경북 예천 봉양면 삼강리 마을의 한 집에 걸린 글씨가 생각났다. 이름하여 ‘백세청풍(百世淸風)’이다. 삼강마을은 이름에서 보듯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의 세 물길이 만나는 곳, 이곳은 문경 새재와 예천 안동의 내륙지방, 그리고 상주로 이어지는 낙동강 유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