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대군 6

세종의 뜻을 받들어 훈민정음을 널리 알린 세조

세종대왕이 아낀 아들, 수양대군 세종(조선 제4대 임금)에게는 소헌왕후를 포함해 총 6명의 부인이 있었다. 왕후와 후궁을 통해 낳은 자녀는 모두 18남 4녀였는데, 그중 능력이 탁월했던 것으로 알려진 자녀는 소헌왕후가 낳은 맏아들 문종(조선 제5대 임금)과 둘째 아들인 수양대군,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었다. 둘째 아들 수양대군은 훗날의 세조로, 조선 제7대 임금이 된다. 그는 대군 시절부터 왕위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못했는데, 스스로 ‘왕이 될 만하다’고 느낄 만큼 재능이 특출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유교 경전과 역사서는 물론, 역법, 병서에도 두루 통달했고, 풍수 또한 전문가 수준으로 실로 당대의 어떤 문사에게도 뒤지지 않을 학문적 소양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또 문인 자질보다 무인 자질이 더 뛰..

수양대군과 춤추는 학

수양대군과 춤추는 학 어느 날 안평대군 이용 · 임영대군 이구와 더불어 향금(鄕琴)을 타라고 명하였는데, 세조는 배우지 않았으나 안평대군 용이 능히 따라가지 못하니 세종과 문종이 크게 웃었다. (……) 세조가 또 일찍이 피리(笛)를 부니 자리에 있던 모든 종친들이 감탄하지 않는 자가 없었고, 학(鶴)이 날아와 뜰 가운데에서 춤을 추니 금성대군(錦城大君) 이유(李瑜)의 나이가 바야흐로 어렸는데도 이를 보고 홀연히 일어나 학과 마주서서 춤을 추었다. - 『세조실록』 총서 세 번째 기사 어린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1417∼1468년, 재위 1455∼1468년)를 후세 사람들은 곱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으로 본다면 업적도 적지 않았지요. 특히 세조는 훈민정음이 자리를 잡는 데 ..

(얼레빗 4584호) 살생부가 되어버린 안견의 ‘몽유도원도’

“이 세상 어느 곳을 도원으로 꿈꾸었나 / 은자들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 선하거늘 / 그림으로 그려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 즈믄해를 이대로 전하여 봄 직하지 않은가 / 삼년 뒤 정월 초하룻날 밤 치지정에서 다시 펼쳐 보고서 시를 짓는다.” 이는 안평대군이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다시 꺼내 보고 감탄하여 지은 시입니다. 그렇게 안평대군은 ‘몽유도원도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일본 덴리대학(天理大學) 중앙도서관 소장 안평대군이 서른 살 되던 해인 1447년 어느 날 잠을 자다가 신선들과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노는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깬 뒤 너무나 생생한 장면을 잊을 수 없어 화가 안견에게 부탁해서 그린 그림이 바로 세로 38.7㎝, 가로 1..

(얼레빗 4366호) 이광사가 쓴 천은사 편액에선 물소리 들려

조선 초기 안평체의 이용(李瑢, 안평대군), 중기 석봉체의 한호(韓濩, 석봉), 말기 추사체의 김정희와 더불어 원교체(圓嶠體)라는 독특한 필체를 이룩한 이광사(李匡師, 1705~1777)는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입니다. 전남 구례의 지리산 천은사 일주문에는 그 이광사가 물 흐르는 듯한 수체(水體)로 쓴 ‘智異山泉隱寺’(지리산 천은사)'라는 편액이 걸려있지요. ▲ 원교 이광사가 물 흐르듯이 쓴 지리산 천은사 편액 절 천은사는 원래 이름이 감로사(甘露寺)였는데 숙종 때 고쳐지면서 샘가의 구렁이를 잡아 죽이자 샘이 사라졌다고 해서 ‘샘이 숨었다’는 뜻의 천은사(泉隱寺)로 이름을 고쳤습니다. 그러나 그 뒤 원인 모르게 불이 자주 일어나자 마을 사람들은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주는 구렁이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

(얼레빗 4032호) 물이 흐르는 글씨 ‘지리산 천은사’ 편액

한국문화편지 4032호 (2019년 03월 12일 발행) 물이 흐르는 글씨 ‘지리산 천은사’ 편액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32][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 초기 안평체의 이용(안평대군), 중기 석봉체의 한호(석봉), 말기 추사체의 김정희와 더불어 원교체(圓嶠體)라는 독특한 필체의 이광사(李匡..

(얼레빗 3546호) 안평대군의 꿈, 안견의 손끝에서 “몽유도원도”로 피어나다

한국문화편지 3546호 (2017년 04월 27일 발행) 안평대군의 꿈, 안견의 손끝에서 “몽유도원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46]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박팽년과 함께 산 아래 이르니, 우뚝 솟은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가 있고, 복숭아나무 수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