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지사의 정신까지 잘 묘사한 채용신의 새도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무궁화 이 세상은 망하고 말았구나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옛일 곰곰 생각하니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글을 아는 사람 구실 정녕 어렵구나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매천 황현黃玹이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순국하기 직전에 남긴 「절명시絶命詩」입니다. 황현은 동생 황원黃瑗에게 “세상 꼴이 이와 같으니 선비라면 진실로 죽어 마땅하다. 그리고 만일 오늘 안 죽는다면 장차 반드시 날로 새록새록 들리는 소리마다 비위에 거슬려 못 견뎌서 말라빠지게 될 것이니 말라빠져서 죽느니보다는 죽음을 앞당겨 편안함이 어찌 낫지 않겠는가?”라고 하며, 자신이 순국을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