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씨 8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1 – 가시버시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이지 않는 낱말이다. 그런데 누리집에 가 보면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지 않는 토박이말이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의 풀이 때문에 큰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낱말의 뜻을 국어사전이 잘못 풀이하면, 그것은 법률의 뜻을 대법원이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가시버시가 바로 그런 꼴이 되어 있다. 말이니 하는 것부터 잘못 짚은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상스러운 말과 점잖은 말을 가려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줄곧 받았고, 두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속되다', '낮잡다'는 것은 곧 상스럽다는 뜻임이 틀림없다. 그러..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32,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부리나케’와 ‘불현듯이’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 덕분(?)으로 요즘 우리 겨레의 옛 삶이 뚜렷이 드러나면서 중국 사람뿐만 아니라, 온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고조선의 중심이었던 요하 가장자리에서 일어난 문명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로 손꼽혀 온 중국 황하 문명보다 오백 년에서 천 년이나 앞선 사실이 환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을 일으켜서 먹거리를 익히고, 그릇을 굽고, 청동기를 만들어 사냥과 농사를 바꾸는 일을 황하 언저리의 중원 사람들에게 가르쳤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이는 동이족인 염제 신농씨가 중국으로 불을 가져가 농사를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한갓 신화가 아님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겨레가 불을 쓰며 살아온 세월이 오래라 그런지, 우리말에는 불에 말미암은 낱말이 여럿이다. ‘부리나케’와 ‘불현듯이..

(얼레빗 4226호) ‘너무’라는 말, ‘예쁘다’ 앞에 쓰지 말아야

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다가 답답한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그건 출연자들이 “너무 예뻐요.”처럼 “너무”라는 말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었고, 더 기가 막힌 것은 말글살이의 표본이 되어야 할 아나운서도 “너무 앙증맞죠?”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라는 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