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구 6

길거리가 어지럽다

간판은 왜 달까? 비싼 돈을 들여 다는 것인 만큼 다는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서울 시내 거리에 나가면 수많은 간판이 달려있다. 우리말글 문제를 떠나서 저 간판은 제구실을 하고 있을까? 상표를 다루는 변리사로서 길거리에 있는 간판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길거리에 ‘CHANEL’이라 적힌 간판이 있다. 이걸 어떻게 소리 낼까? 영어로 공부한 사람은 ‘채널’이라 읽을 텐데, 실제는 ‘샤넬’이라 한다. 프랑스 말이기 때문이다. ‘RAISON’이란 이름을 단 담배가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읽는지 궁금하다. 내가 담배를 피울 때 ‘레이슨’ 달라고 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레종이라 부른단다. 담뱃갑 어디에도 담배 이름이 그렇다고 표기하지 않아 더더욱 고약하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여기가 한글을 쓰는 대한민국 서..

자신을 구하고 가난을 구제한 김만덕

자신을 구하고 가난을 구제한 김만덕 나이 10세 때 아버지는 바다에서 풍랑으로 죽고, 어머니는 전염병으로 죽어 천애 고아가 된 김만덕(1739∼1812년)은 친척집에서 살다가 기생이 되었지요. 그러다 양가 출신인 자신이 기생이 된 것이 원통하여 제주목사에게 눈물로 호소한 끝에 기녀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객주를 차리고 장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제주의 양반층 부녀자들에게 뭍의 옷감이나 장신구, 화장품을 팔고 제주 특산품인 녹용이나 귤은 뭍에 팔아 돈을 벌었습니다. 그 뒤 관가에까지 물건을 대주고 많은 장삿배도 가지게 되었지요. 그런데 정조 17년(1793년)부터 제주도에는 흉년이 계속되어 세 고을에서만 굶어 죽은 사람이 600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

가슴꽃

시월이다. 시월은 문화 국경일인 한글날을 품고 있어서 우리 겨레에겐 더욱 높고 푸른 계절이다. 한글날을 앞뒤로 나라 곳곳에서는 우리말 우리글 자랑하기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갖가지 기념행사를 할 때 보면, 참가자들 가운데 가슴에 꽃을 달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 꽃을 가리키는 우리말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어떤 사람은 ‘코사지’라 부르고, 또 ‘꽃사지’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 꽃의 명칭은 프랑스어인 ‘꼬르사쥬’에서 왔는데, 사전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코르사주’가 표준말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이제 기념식에서 가슴에 꽃을 다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거의 정착되었기 때문에, 우리말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순화해서 쓰는 말이 ‘가슴꽃’이다. ‘코르사주’라는 말은 본래 여성들의 ..

6월 21일 - 더울 땐 머리채를 쪽져 올리면 시원하지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금제 뒤꽂이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입니다. 이럴 때 남자보다 머리가 긴 여성들은 더위를 더 타기 마련입니다. 늘어진 머리를 질끈 동여만 매도 시원해 보일 듯합니다. 요즈음엔 헤어스타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머리 모양이 다양하지만 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