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 3

(얼레빗 제4741호) ‘썩음’이 아닌 ‘삭음’에 멈추는 ‘젓갈’

젓갈에 관한 우리나라 첫 문헌 기록은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이 1145년에 완성한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新羅本紀)에 나옵니다. 신라 신문왕이 8년(683년)에 김흠운의 작은딸을 왕비로 맞을 때 비단, 쌀, 술, 기름, 꿀, 간장, 된장, 포 따위와 함께 해(醢) 곧 젓갈 135수레를 주었다고 되어있어 이때 이미 궁중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젓갈은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늘 먹던 음식이다.”라고 한 것을 보면 고려 사람들의 젓갈 사랑을 짐작할 만합니다. 그런데 신라 때 궁중음식이었던 젓갈이 고려 때 백성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는데 이는 수입해왔던 소금을 고려 태조 때, 도염원(都鹽院)이란 기구를 설치..

유월은 육회보다 육젓

사람이 먹는 고기 중에 가장 으뜸으로 꼽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쇠고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한자말 고기 육(肉) 자가 붙어 있으면 대개 쇠고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간장에 쇠고기를 넣고 조린 반찬을 ‘육조림’이라 하고, 쇠고기를 다져서 중탕하여 짜낸 국물은 ‘육즙’이고, 또 쇠고기를 잘게 썰어 양념해서 그냥 먹는 ‘육회’도 있다. 그러니까, 육조림이니, 육즙이니, 육회라고 하면 모두 쇠고기를 재료로 한 것이다. 이에 비해서 다른 고기로 만든 음식에는 동물의 명칭을 그대로 썼다. 예를 들면, 제육볶음이란 음식이 있는데, 이 음식의 재료는 돼지고기이다. 그래서 돼지 저(猪) 자와 고기 육(肉) 자를 붙여 ‘저육볶음’이라 부르다가, 이 소리가 오늘날 ‘제육볶음’으로 변한 것이다. 이때의 ‘제’를 모..

11월 15일 - 우리나라는 발효식품의 천국이지요

이제 곧 김장철이 다가옵니다. 우리 겨레는 겨울 동안 김장김치를 먹고 살았지요. 그 김장김치는 주재료 배추에 발효식품인 젓갈을 써서 또 다른 발효식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때 말하는 발효란 미생물이 자신이 가진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이지요. 이렇게 분해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