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사 6

청백리 인정받자 사양한 조사수

청백리 인정받자 사양한 조사수 소신은 천성이 본래 잔약하고 어리석어서 남에게 무엇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혹시 주는 것이 있으면 받아서 먹기도 하였으니 청렴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전하께서 너그러이 용납하시어 탐관오리를 면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데 사실과 달리 넘치는 이름을 얻고 보니, 이는 신이 하늘을 속이는 죄를 받을 뿐만 아니라 깨끗한 정사(政事)를 지향하는 전하께도 혹 누가 될는지 두려우며 몸 둘 바를 몰라 저도 모르게 이마에 땀이 맺히고 등에도 땀이 흐릅니다. 청백리의 이름을 지워주소서. 이는 유배지나 다름없는 제주목사가 되어 갔다가 제주의 문제점을 소상히 적어 올린 뒤 제주도 방어문제로 노심초사하던 임금에게서 청백리로 인정받은 송강(松岡) 조사수(趙士秀, 1502∼1558년)가 한 말입니다. 이..

자신을 구하고 가난을 구제한 김만덕

자신을 구하고 가난을 구제한 김만덕 나이 10세 때 아버지는 바다에서 풍랑으로 죽고, 어머니는 전염병으로 죽어 천애 고아가 된 김만덕(1739∼1812년)은 친척집에서 살다가 기생이 되었지요. 그러다 양가 출신인 자신이 기생이 된 것이 원통하여 제주목사에게 눈물로 호소한 끝에 기녀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객주를 차리고 장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제주의 양반층 부녀자들에게 뭍의 옷감이나 장신구, 화장품을 팔고 제주 특산품인 녹용이나 귤은 뭍에 팔아 돈을 벌었습니다. 그 뒤 관가에까지 물건을 대주고 많은 장삿배도 가지게 되었지요. 그런데 정조 17년(1793년)부터 제주도에는 흉년이 계속되어 세 고을에서만 굶어 죽은 사람이 600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

제주도를 알려면 『탐라순력도』를 보라

제주도를 알려면 『탐라순력도』를 보라 제주도는 지금이야 우리나라 최고의 휴양지로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예전에는 유배당하는 사람이나 가는 험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제주도를 처음으로 소상히 알린 것은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입니다. 『탐라순력도』는 조선 숙종 28년(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제주도에 부임해온 이형상이 그해 관내 각 고을을 돌며 진행한 행사와 풍광을 제주목의 김남길이라는 화공이 가로 35cm, 세로 55cm의 종이에 그린 총 41폭의 채색 화첩이지요. 제주도 지도와 관아와 읍성, 군사시설을 비롯해, 활쏘기나 잔치 등의 풍물을 담고 있어 흥미를 더합니다. 화첩은 독립된 제주도 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히는 1쪽, 순시 장면 등이 40쪽, 그림..

(얼레빗 4678호) 신비스런 제주 산방굴 그림 산방배작(山房盃酌)

斗束奇峯枕海雲 말 통 묶은 듯 기이한 봉오리, 바다 구름 베고 누었는데 夕霏斜照半山曛 석양 비끼는 저녁 비에 산 반쪽에 어둑어둑하네 聽傳道服頻來往 도복 입은 신선이 자주 왕래한다고 전해 들었는데 應候眞仙李使君 응단 진짜 신선인 나 이(李) 목사에게 안부 묻겠지 위는 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 1653~1733) 목사가 쓴 란 한시(漢詩)입니다. 이형상은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여 곳곳을 돌아보고 남긴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하여 보물 제652-6호 화첩을 남겼습니다(국립제주박물관 소장). 이 에는 귤림풍악(橘林風樂), 우도점마(牛島點馬), 정방탐승(正方探勝), 제주조점(濟州操點), 건포배은(巾浦拜恩) 등 곳곳을 돌아보는 그림 28..

이응해 장군이 입었던 화려한 비단옷 단령

한국문화편지 4059호 (2019년 04월 18일 발행) 이응해 장군이 입었던 화려한 비단옷 단령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59][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청북도 충주의 충주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제246호 “이응해장군 무덤 출토복식(出土服飾)이 있습니다. 이응해(李應?, 1547~1627) 장군은 ..

(얼레빗 3962호) 제주도 첫 인문지리지 《이익태 지영록》

한국문화편지 3962호 (2018년 12월 04일 발행) 제주도 첫 인문지리지 《이익태 지영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2][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제주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2002호 《이익태 지영록 (李益泰 知瀛錄)》이 있습니다. 《이익태 지영록》은 제주목사를 지낸 이익태(1633~1704)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