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4

우리말 탐구 - 징검다리를 건널 땐 먼저 밞아 보렴

황순원의 장편 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는 “왜 좀 더 멀리서 밞아가지고 무사히 뛰어 건너지를 못했을까.”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의 ‘밞아’라는 단어를 많은 사람들이 ‘밟아’의 오자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위 구절에서의 ‘밞아’는 ‘밟아’를 표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로 보기는 어렵다. ‘발을 들었다 놓으면서 어떤 대상 위에 대고 누르다.’ 혹은 ‘비유적으로 힘센 이가 힘 약한 이를 눌러 못살게 군다.’를 뜻하는 ‘밟다’는 위의 문장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문학 작품임을 고려하여 상징적으로 뜻을 이해해 보려 노력할 수도 있고, 앞뒤의 맥락을 미루어 파악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자는 ‘밞아’를 이해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품을 들일 필요는 전혀 없다. ‘밞아’는 잘못 표기한 것이..

(얼레빗 4266호) 내일은 입춘, 적선공덕행을 해볼까?

내일은 24절기를 시작하는 입춘(立春)으로 동양철학인 명리학으로는 새해가 시작하는 날입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동지가 되면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에 홍매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9송이씩 9줄 모두 81송이를 다 그리고 나면 입춘이 오고 봄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아홉 번째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