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표기법 3

국어로 바라보기 - '국어'의 초석을 놓은 고종과 주시경

한글, 드디어 ‘국문’이 되다 1894년(고종 31) 11월 21일, 한글은 우리나라의 공식 문자가 된다. 창제된 지 약 450년 만이다. 고종은 칙령을 내려 법률과 칙령은 모두 국문(國文)을 기본으로 하고, 한문(漢文)으로 번역하거나 혹은 국한문으로 섞어서 쓸 것을 규정했다. 공문서를 기본적으로 한글로 작성하고 필요에 따라 한문 번역을 덧붙이거나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쓴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홍범 14조를 한글, 한문, 국한 혼용문의 세 가지로 작성하여 발표함으로써 한글 본위로 공문서를 작성한다는 원칙을 실행했다. 그동안 한글은 일반 백성 사이에서는 널리 쓰였으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언문(諺文, 상말을 적는 문자라는 뜻으로, 한..

100년 전 우리말 풍경 - 100년 전 만담가가 본 한국의 인사말

100년 전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된, 언어에 대한 글에서 널리 확인되는 의식은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고유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언어학에서는 소위 훔볼트주의로 설명된다. 독일의 언어학자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 1767-1835)는 인구어와는 그 구조가 전혀 다른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카비어를 연구하며 각각의 언어에는 그 언어 사용자의 고유한 민족성이 담겨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정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심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언어가 곧 민족정신의 표상이라는 훔볼트의 이른바 ‘세계관 이론’은 20세기 전반기 국내의 언어 담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언어는 민족성의 반영이고 언어의 진화는 곧 민족정신의 향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