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문들의 기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영어식 표현이나 번역투 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숱한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우리말의 고유한 틀이 나날이 일그러지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 가운데서도 “건전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라든가, “소모임을 가졌다.”, “가진 사람들”처럼, ‘가지다’라는 말이 본뜻과는 다르게 매우 여러 곳에 쓰이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심지어는 “다섯 남매를 가진 가장”과 같은 표현까지도 보인다. 이때의 ‘가지다’는 모두 우리말에 알맞지 않게 쓰인 사례들이다. 우리말에서 ‘가지다’는 “손에 쥐거나 몸에 지니다”라는 뜻으로 써 온 낱말이다. 다시 말하면 무엇인가를 ‘차지하다’는 뜻으로 이 말을 써 왔다. 그런데 요즘 서양문화가 우리 생활을 지배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