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가루를 켜를 지어 시루에 안쳐 찐 떡인 시루떡은 떡의 대표선수라고 할 만한 떡이다. 시루떡이 아닌 모든 떡, 이를테면 절편이나 송편, 인절미 따위를 몰몰아 물편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시루떡이 얼마나 중요한 떡인지를 알 수가 있다. 켜를 짓지 않고 찐 시루떡은 무리떡이라고 하는데, 무리는 물에 불린 쌀을 물과 함께 맷돌에 갈아 체에 밭아서 가라앉힌 앙금을 말한다. 무지개떡은 쌀가루에 여러 색깔을 넣허 색깔에 따라 켜를 지어 만든 시루떡, 설기는 쌀가루에 계핏가루나 잣가루로 켜를 지어 만든 시루떡이다. 갖은시루떡은 시루에 떡가루를 격지격지 깔고 사이에 녹두, 계핏가루, 석이버섯, 밤, 잣, 귤병(橘餠), 붉은팥, 거피팥 같은 것을 넣어서 만든 화려한 총천연색 시루떡이다. 귤병은 꿀이나 설탕에 조린 귤을 가리킨다.
시루떡은 메시루떡과 찰시루떡으로 나뉘는데 이는 떡을 메떡과 찰떡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 메떡은 끈기가 적은 멥쌀로 만든 떡, 찰떡은 차진 찹쌀로 만든 떡이고, 멥쌀과 찹쌀을 섞어서 만든 떡은 메찰떡이다. 찹쌀을 다른 잡곡쌀, 특히 차좁쌀에 비교해 이찹쌀이라고도 하는데, 이찹쌀로 만든 떡을 이차떡이나 이찰떡이라 하고, 차좁쌀로 만든 떡은 조차떡이나 조찰떡이라고 한다.
시루떡을 찌려고 시루를 솥에 얹을 때, 김이 새지 않게 하려고 시루와 솥 사이의 틈에 쌀무거리나 밀가루를 반죽해 바르는 것을 시룻번이라고 하는데, 언제나 배가 고팠던 어린 시절, 그것을 먼저 떼어 먹으려고 아이들끼리 다투던 기억이 아슴푸레하게 난다. 무거리는 곡식 같은 것을 빻아서 체에 쳐서 가루를 내고 남은 찌끼를 가리킨다.
흰떡은 멥쌀가루에 고수레하여 시루에 쪄서 안반에 놓고 떡메로 친 떡인데, 이것으로 가래떡이나 개피떡, 산병(散餠), 절편 따위를 만든다.
백설기 (명) 시루떡의 하나, 멥쌀가루를 켜를 얇게 잡아 켜마다 고물 대신 흰 종이를 깔고, 물 또는 설탕물을 내려서 시루에 안쳐 깨끗하게 쪄 낸다.
쓰임의 예 - 외양간의 암소가 새끼를 낳으려 하면 그 앞에 불을 밝히고 백설기를 해다 바치며 빌던 때도, 오류골댁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시룻번 - 시루를 솥에 얹을 때, 김이 새지 않게 하려고 시루와 솥 사이의 틈에 쌀무거리나 밀가루를 반죽해 바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