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능력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사람이 벌이는 일이 하고많은 만큼 능력의 종류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지만,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넘는 것이 있으면 처지는 것이 있는 법, 이 사람은 여기에 맞게 저 사람은 저기에 맞게 누구든 세상의 한 모퉁이에 비좁으나마 자기의 자리를 마련할 만큼의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모자라고 넘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전을 들여다보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보다는 모자라고 능력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것은 사람에게 그만큼 빈 구석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모자라고 능력 없는 사람도 너나 나나 내세울 것 없는 비슷한 동류들 사이에서 세상의 장삼이사(張三李四)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컨대 자기 깜냥껏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이다.
두루치기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고, 재주아치는 재주가 많은 사람, 슬기주머니는 유달리 재능이나 지혜가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갈마치는 세파를 겪어 아주 야무진 사람, 모도리나 차돌도 조금도 빈틈이 없이 야무진 사람을 뜻한다. 성질이 야무지고 독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감당해 내는 사람은 벼락 대신(大臣)으로 부른다. 꾀가 많은 사람을 꾀보라고 하는데, 꾀가 많다는 것이 꼭 좋은 뜻은 아니어서 지혜로운 사람이라기보다는 꾀만 부리는 사람, 잔꾀나 꼼수가 많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꾀보다. 비슷한 말로는 꾀쟁이, 꾀자기, 꾀퉁이 같은 것들이 있다. 윤똑똑이는 저만 잘나고 영리한 체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보통내기나 여간내기, 예사내기는 그냥은 쓰이지 않고 반드시 뒤에 ‘아니다’라는 말이 덧붙어 보통이나 여간 또는 예사가 아닌 사람을 가리키게 되는 말들이다.
두루치기 (명) ①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
②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
③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
쓰임의 예 – 리어카 하나로 하루 이사 가는 집 한 군데만 붙들면, 이럭저럭 두루치기로 한몫 보던 시절을 잊지 못해 하는 것이다. (이문구의 소설 <장한몽>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윤똑똑이 – 저만 잘나고 영리한 체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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