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황금돼지해’라고 했다.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의 불(火), 색으로는 붉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해는 6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붉은돼지해’인데, 여기에 음양오행의 계산법을 적용하면 600년 만에 맞는 ‘황금돼지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아무래도 돼지해를 맞아 어떻게 한 번 ‘황금’을 챙겨볼까 하는 상혼이 자가발전(自家發電)으로 퍼뜨린 소문이었던 것 같다. ‘6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붉은돼지해’라는 것도 그렇다. ‘정(丁)’뿐만 아니라 ‘병(丙)’도 오행의 불과 붉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에 병해년(丙亥年)도 당연히 ‘붉은돼지해’다. 따라서 ‘6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붉은돼지해’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붉은돼지’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를 떠올리게 한다. 사람이 돼지로 변하는 모티브는 미야자키의 제52회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작품상(금곰상) 수상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도 나온다. ‘불가사의한 마을(不思議の町)’에서 마을의 규칙을 어긴 치히로의 부모가 돼지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이상의 소설 <지주회시(蜘蛛會豕)>는 말 그대로 ‘거미 한 쌍’이 ‘돼지’를 만나는 얘기다. 소설의 주인공인 ‘그’는 카페 여급인 아내를 뜯어먹고 살고, 아내는 손님들의 주머니를 노리며 산다. 이들 두 ‘거미’에게 ‘돼지’인 뚱뚱보 전무가 돈을 뜯기는 사건이 소설의 기본 얼개다. 돼지를 뜻하는 한자로는 시(豕) 말고도 돈(豚), 저(猪), 체(彘), 해(亥) 같은 것들이 있다. 돼지꿈을 길몽으로 치는 것은 누구나 좋아하는 돈이 돼지를 가리키는 돈(豚)과 같기 때문인 것이다. 돈(豚)은 대체로 집돼지, 저(猪)는 멧돼지를 의미한다. 제육볶음의 ‘제육’은 돼지고기를 뜻하는 ‘저육(猪肉)’이 형태를 바꾼 것이다. 참고로 탤런트 겸 영화배우 겸 가수 현영이 열심히 광고했던 돼지고기 황금 부위는 등심, 안심, 뒷다리살이다.
개돼지 (명) ① 개와 돼지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② 미련하고 못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쓰임의 예 – 민족과 조국을 팔아먹은 이 개돼지 같은 놈아, 너는 총살이야, 총살….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제육 – 식용으로 하는 돼지의 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