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란 무엇인가. 색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뜻은 역시 빛깔일 것이다. 삼색, 오색, 칠색 할 때의 색이 곧 빛깔인데, 빛깔은 물체의 거죽에 나타나는 빛의 성질을 말한다. 빛깔의 뒤에 붙은 ‘-깔’은 ‘겉으로 나타나는 성질’을 뜻하는 뒷가지로, 태깔은 맵시(態)와 빛깔, 맛깔은 음식 맛의 성질, 성깔은 날카롭고 매서운 성질을 뜻한다.
색은 또한 ‘같은 부류나 종류’라는 뜻을 갖고 있다. 사색당파의 색이 그런 경우다. 그래서 ‘색다르다’는 말은 ‘종류가 다르다’는 뜻이 된다. 색이 기색(氣色)이나 ‘칠색 팔색을 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얼굴빛에 나타나는 기분을 뜻하기도 한다. 물리적인 빛깔이 아니라 심리적인 상태를 색으로 나타내는데, 기쁠 때는 희색(喜色)이 만면하고, 궁지에 몰리면 사색(死色)이 되고, 싫은 소리를 할 때는 정색(正色)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색이나 절색이라고 할 때의 색은 얼굴의 생김새를 나타낸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은 임금이 반하여 나라가 뒤집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뛰어난 미인이라는 뜻이고, 얼굴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재주까지 갖추었을 때는 ‘재식을 겸비했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색은 색사(色事)를 뜻한다. 색정(色情), 색골(色骨), 호색한(好色漢)의 색이다. 남녀 사이의 욕정, 특히 육체관계에 관한 일을 색사하고 하는데, 영어의 섹스(SEX)가 색사에서 나온 말이라고 주장하는 실없는 사람들도 있다. 흔히 ‘성적인 교태를 부린다’는 뜻으로 쓰는 ‘색쓴다’는 말은 원래 ‘색사를 실행한다’, 쉽게 말해 ‘섹스를 한다’는 뜻이니 함부로 쓸 말이 아니다. ‘색깔 있는 여자’라는 표현은 대체로 ‘섹시한 여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여기에서의 색깔은 빛깔이 아니라 섹시한 느낌이나 성적인 매력을 뜻하는 것일 게다. 우리 주위에 수많은 색들이 빛나고 있는 것처럼 색이라는 말도 이렇게 색색의 다양한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때깔 (명) 천이나 물건 따위가 눈에 선뜻 드러나 비치는 맵시나 빛깔.
쓰임의 예 ★ 싱싱하고 때깔 좋은 무 몇 덩이가 굴러 나왔다. (이동하의 소설 『장난감 도시』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태깔 - 맵시(態)와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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