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짜 유기’의 방짜는 품질이 좋은 놋쇠를 두드려 만든 놋그릇을 가리킨다. 반대로 품질이 낮은 놋쇠는 퉁이라고 하는데, 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는 퉁방울, 퉁주발, 퉁노구 같은 것들이 있다. 퉁으로 만든 엽전은 그냥 퉁이라고 한다. 방울이나 주발은 알 만한 것들이니 넘어가고, 노구는 주로 집 밖에서 쓰는 작은 솥으로,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다 해서 노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퉁바리는 퉁으로 만든 바리인데, 무엇을 부탁하다가 매몰스럽게 거절을 당하는 것을 ‘퉁바리맞는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퉁바리로 맞으면 아프기는 꽤 아플 것 같다. 사기로 만든 작고 오목한 바리는 옴파리라고 하는데, 오목오목하고 탄탄하며 예쁜 것을 가리켜 ‘옴파리 같다’고 한다. 같은 바리라고 해도 이렇게 음지가 있고 양지가 있는 것이다.
‘뒤퉁스럽다’를 비롯해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퉁’ 자가 들어간 낱말들은 대개 ‘퉁바리맞다’처럼 거절(拒絶)의 의미를 띠거나 ‘퉁명스럽다’처럼 불만(不滿)의 의미를 갖는다. 전자의 사례로는 ‘다른 사람의 요구나 의견을 거절하다’라는 뜻의 ‘퉁기다’를 들 수 있다. 요즘에는 ‘튕기다’가 더 많이 쓰이는 추세인데, 둘 다 표준어로 인정된다. 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화투를 칠 때 많이 쓰는 ‘퉁하다’라는 말도 ‘패를 떼기를 거절하도 넘기다’라는 뜻으로 같은 계열에 속한다.
‘퉁명스럽다’ 계열의 말로는 ‘시퉁하다’ ‘지르퉁하다’ ‘부루퉁하다’ 같은 그림씨들이 있다. 전부 뜻풀이에 ‘못마땅하다’라는 말이 사용된다. ‘부루퉁하다’보다 한 단계 강한 말은 ‘뿌루퉁하다’, 이보다 더 강한 말은 ‘쀼루퉁하다’다. ‘쀼루퉁하다’의 작은 말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뾰로통하다’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갑갑해하며 골을 내는 증세’를 뜻하는 이름씨 퉁퉁증도 같은 계열의 말이다.
뒤퉁스럽다 (형) 미련하거나 찬찬하지 못하여 일을 잘 저지를 듯하다.
쓰임의 예 ★ 그는… 중간 실명자처럼 매사 뒤퉁스러웠다. 자주 넘어져 다치고 말썽이 많았다. (한무숙의 소설 『어둠에 갇힌 불꽃들』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퉁바리맞다 – 무엇을 부탁하다가 매몰스럽게 거절을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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