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는 ‘부스러지다’의 작은말이 ‘바스러지다’로 되어 있다. 그러면 부스러기의 작은말은 뭘까. 당연히 바스러기일 것 같지만 바스라기다. 뒤에 ‘-러기’나 ‘-라기’, ‘-래기’가 붙어서 부스러기라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들을 살펴보자. 검부러기는 검불의 부스러기를 가리키는 말이고, 검부러기에 먼지나 실밥 같은 여러 가지 작은 물질이 뒤섞인 것은 검부저기라고 한다. 지스러기는 골라내거나 잘라내고 남은 나머지, 끄트러기는 쓰고 남은 자질구레한 물건을 가리킨다. 고무라기는 떡 부스러기, 보푸라기는 보풀의 낱개, 오라기는 종이나 헝겊, 실 따위의 좁고 긴 조각을 뜻하는 말이다. 자질구레한 오라기(하기야 자질구레하지 않은 오라기기 있을까만)는 나부랭이라고 한다. 나부랭이의 큰말은 너부렁이다. 조무래기 역시 자질구레한 물건을 뜻하는 말이다.
종이나 헝겊, 실 같은 것의 잔 부스러기는 보무라지, 가시 부스러기는 가시랭이, 곡식의 수염 부스러기는 괴끼라고 하는데, 벼나 보리의 수염은 까끄라기나 꺼끄러기라고 한다. 티는 재나 흙, 그 밖의 온갖 물건의 잔 부스러기를 이름인데, 티끌은 티와 먼지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나무를 깎거나 다듬을 때 생기는 잔 부스러기를 지저깨비나 나무지저귀라고 하는데, 톱밥이나 대팻밥처럼 연장으로 베고 깎아 생긴 부스러기는 따로 밥이라고 한다. 실밥은 옷의 솔기 같은 것을 뜯을 때 나오는 실의 부스러기를 가리킨다.
자투리는 팔거나 쓰다 남은 피륙의 조각, 쪼가리는 헝겊이나 종이의 작은 조각, 무드러기는 화톳불이나 모닥불이 꺼진 뒤 타다 남은 나뭇개비를 말한다. 김밥을 말아서 썰 때 끄트머리에 남는 부분(사실 나는 이것이 김밥이라는 존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이 있는데 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서 사전을 뒤적이다가 맞춤한 낱말을 찾아냈다. 꽁다리가 그것인데 짤막하게 남은 동강이나 끄트머리를 뜻한다. 꽁댕이라고도 한다. 김밥 꽁다리라, 이거 괜찮지 않은가.
부검지 (명) 짚의 잔 부스러기.
쓰임의 예 ★ 마당 쓰레기에 부검지 계산까지 촘촘히 하면 사실상 천 지주가 받아 가는 소작료는 4할 푼수도 못 될 때가 있었다. (송기숙의 소설 『암태도』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지스러기 – 골라내거나 잘라내고 남은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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