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예문에 나오는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라시오 엘리손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스위스 경기에서 최악의 오심으로 한국 축구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던 바로 그 심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잉글랜드-포르투갈의 8강전에서는 웨인 루니를 퇴장시켰고, 이탈리아-프랑스의 결승전에서는 안 그래도 이 경기를 끝으로 ‘고향 앞으로’ 사라지려 했던 지네딘 지단을 그라운드 밖으로 쫓아냈다. 지금은 은퇴해 아르헨티나에서 체육선생으로 잘 지닌다는데, 어쨌든 간에 독일 월드컵에서 최고의 행운아는 엘리손도가 아니었던가 싶다.
손아귀는 엄지손가락과 다른 네 손가락과의 사이를 가리키는데, 다른 말로는 범아귀나 윗아귀라고도 한다. 입아귀는 입의 양쪽 구석을 뜻하는 말이다. ‘아귀아귀’는 ‘음식을 욕심껏 입 안에 넣고 마구 씹어 먹는 모양’을 나타내는 어찌씨인데, ‘입아귀가 찢어지도록 음식을 몰아넣고 먹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러나 또한 아귀의 동음이의어인 아귀(餓鬼)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귀는 글자 그대로 보자면 ‘굶주린 신’인데, 어떤 귀신이냐 하면 계율을 어기거나 탐욕을 부려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진 귀신이다. 목격자는 아직까지 없지만, 전하는 말로는, 몸이 삐쩍 마르고 배만 엄청나게 큰데, 목구멍이 바늘구명 같아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늘 굶주림으로 괴로워한다고 한다. 아귀의 소원은 한 번 아귀아귀 먹어보는 일일 것이다. 자치가 이뤄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귀도는 저승의 행정구역 이름이다.
또 하나의 아귀는 귀신 아귀와는 정반대로 입만 큰 물고기다. 그런데 방귀를 ‘방구’라고 발음하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귀를 ‘아구’라고 소리낸다. 아구찜 말고 아귀찜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현실에 맞게 표준말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귀 (명) ① 사물의 갈라진 부분.
② 두루마기나 속곳의 옆을 터놓은 구멍.
③ 씨앗이나 줄기에 싹이 트는 곳.
쓰임의 예 ★ TV중계를 통해 엄청난 액수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FIFA가 그로 인해 빚어지는 엄청난 논란에 귀를 막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본다. (서형욱의 칼럼 <엘리손도 재기용 FIFA의 미련, 그리고 심판들의 수난시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아귀아귀 – 음식을 욕심껏 입 안에 넣고 마구 씹어 먹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