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九原), 구천(九泉), 명국(冥國), 명부(冥府), 명도(冥途), 명조(冥曹), 시왕청(十王廳), 유계(幽界), 유도(幽都), 유명(幽冥), 음부(陰府), 중천(重泉), 지부(地府), 천대(泉臺), 천양(泉壤), 현택(玄宅), 황로(黃壚), 황양(黃壤), 황천(黃泉), 황토(黃土). 이것들이 모두 저승을 가리키는 낱말들이다. 유명(幽冥) 계열(명국, 명부, 명도, 명조, 유계, 유도, 유명), 구(九) 자 계열(구원, 구천), 부(府) 자 계열(명부, 음부, 지부), 천(泉) 자 계열(구천, 중천, 천대, 천양, 황천), 황(黃) 자 계열(황로, 황양, 황천, 황토)로 나눌 수가 있다.
“구천을 떠돈다”는 말이 있으므로 구천은 흔히 ‘九天’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九泉’이 맞다. 구천(九天)은 하늘을 남북 방향으로 3등분, 다시 동서 방향으로 3등분해 모두 9개로 나누어 이르는 이름이다. 한가운데는 균천(均天), 동쪽은 창천(蒼天), 북동쪽은 변천(變天), 북쪽은 현천(玄天), 북서쪽은 유천(幽天), 서쪽은 호천(昊天), 남서쪽은 주천(朱天), 남쪽은 염천(炎天), 남동쪽은 양천(陽天)이라고 한다.
부(府) 자 계열은 ‘저승의 정부’라는 개념에서 붙여진 이름들이고, 천(泉) 자 계열은 ‘땅속 깊은 밑바닥’이라는 뜻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황(黃) 자 계열은 중국의 오행에서 땅의 빛깔을 노랑으로 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시왕천은 교황청이나 법왕청처럼 시왕, 즉 열 명의 왕이 다스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지옥은 그 열 명의 왕 가운데 한 명인 염라대왕이 18명의 장관과 8만 명의 옥졸을 거느리고 다스리는 곳인데,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이 워낙 많은 탓인지 지옥과 저승이 동일시되기도 한다. 지옥과 같은 뜻인 나락(奈落)은 ‘싫은 것’이나 ‘고통스러운 것’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나라카’를 음역(音譯)한 것이다. 죽어서 나락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착하게 살 일이다.
저승 (명)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가서 산다고 하는 세상.
쓰임의 예 ★ 그 영감과 나는 절대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 저승까지도 함께 가야 할 터이다. (한승원의 소설 『해일』에서)
★ 저승에서 널 쳐다보고 있을 네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그 고집을 좀 누그러뜨려. (김원일의 소설 『불의 제전』에서)
★ 고달픈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으로 떠나는 길에 입고 가는 수의는 치자 물을 들인 마포로 짓는다 하나…. (최명희 소설 『혼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