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19

가짜과학 세상을 여행하는 팩트체커를 위한 안내서 - 선정수

TV 속 광고, 홈쇼핑 광고 등 요즘은 어디를 둘러봐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넘쳐나고, 각종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선에서 받아들여야 할 지를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은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에서 팩트체커로 활동하고 있는 선정수 저자가 발로 뛰면서 공부해 알아낸 거짓 정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유명인이라고 해서, 잘 나가는 강사라고 해서 그들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구매를 망설이는 제품이 있다면 효과와 안전성을 먼저 살펴보라고 저자는 귀뜸한다. 기업은 제품을 팔기 위해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하고, 사실을 부풀려 소비자를 현혹시키기도 한다. 가..

조선상고사 - 단재 신채호

『조선상고사』는 독립운동으로 10년 실형을 받고 뤼순감옥에서 투옥 중인 신채호가 1931년 6월부터 10월까지 『조선일보』에 〈조선사〉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엮은 것으로, 신채호가 순국한 지 12년이 지난 1948년에 출간되었다. 단군시대부터 백제부흥운동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제1편 총론, 제2편 수두시대, 제3편 삼조선 분립시대, 제4편 열국쟁웅시대(중국과의 격전시대), 제5편(一) 고구려의 전성시대, 제5편(二) 고구려 중쇠와 북부여의 멸망, 제6편 고구려·백제 충돌, 제7편 남방 제국의 대(對)고구려 공수동맹, 제8편 삼국 혈전의 개시, 제9편 고구려의 대(對)수나라 전쟁, 제10편 고구려의 대(對)당나라 전쟁, 제11편 백제의 강성과 신라의 음모 등 모두 11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상고사..

흥화진의 별들 - 민강

고려와 거란, 여요전쟁은 993년에 1차 전쟁으로 시작하여 1019년 강감찬의 귀주대첩으로 30여 년에 걸친 3차 전쟁을 끝낸다. 소설은 1010년 거란 성종이 4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공격하는 2차 전쟁을 배경으로, 흥화진에서 벌어진 전투부터 현종의 친조를 조건으로 한 거란군의 회군까지를 다루고 있다.거란의 40만 대군의 공격에 맞서 흥화진에서는 양규가 성을 지켜냈으나, 개경이 함락된 고려는 현종이 직접 입조하는 조건으로 거란군은 회군을 결정한다. 양규와 김숙흥은 거란의 회군을 막기 위해 무로대 급습, 이수, 석령, 여리참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거란에 직격타를 날리지만, 애전 전투에서 거란군 본대와 마주친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다. 30여 년에 걸친 여요전쟁이 끝나고 양규와 김숙흥이 건국공신들이 받..

유괴의 날 - 정해연

출판사 리뷰 호구 잡히기 십상이라는 말로 평생 놀림받아온 명준은 오직 현재만 보고 사는 단순한 사람이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픈 딸 희애뿐. 수술을 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는 상황에 절망한 명준 앞에, 3년 전 일언반구 없이 사라졌던 희애 엄마 혜은이 나타난다. 희애의 수술비를 위해 부잣집 딸 로희를 유괴하자는 제안과 함께. 범죄는 안 된다며 극구 거부했지만, 로희는 사실 가정 내 폭력에 시달리는 가엾은 아이로, 무사히 돌려보낸 후 몰래 신고해주면 아이를 도와주는 셈이라는 말에 설득되어 결국 범행을 실행한다. 그런데 너무 긴장한 탓일까. 실수로 로희를 차로 치고, 사고 후유증으로 아이는 기억을 몽땅 잃고 만다. 아빠냐고 묻는 로희에게 엉겁결에 그렇다고 대답한 명준은 서둘러 아이를 집에 돌려보내고자 ..

황금종이(전 2권) - 조정래

줄거리 갑자기 이모 댁에 일어난 송사로 골치가 아픈 박현규는 변호사인 친구 이태하를 찾아간다. 사촌 여동생이 아버지가 어머니 몫으로 남겨둔 유산마저 더 차지하려 소송을 걸었던 것이다. 신망이 두텁고 냉철한 변호사 이태하는 가족간에 법적 다툼까지 가기 전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조언한다. 이처럼 이태하 변호사의 주변에는 돈 문제 때문에 갈등하는 이들의 호소와 발걸음이 이어진다. 대기업 간부로 일하는 두 고교 동창 박현규와 윤민서는 이태하에게 다양한 사건들을 소개하며 그의 신념과 활동을 지지한다. 돈 앞에선 핏줄도 흐려지는가. 동등하게 유산을 받으려는 딸들과 더 많이 가지려는 아들들의 난타전과 ‘금고 습격’. ‘없는’ 이들은 더 고달프다. 급작스럽게 월세 4배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와 갈등하..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 김현정

매일 아침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며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와 그에 얽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CBS 피디 김현정은 자신이 10여년간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체득한 뉴스 독법을 알려준다. 애초에 음악 프로그램 피디로 시사에 그다지 정통하지 않았던 저자가 깨달은 뉴스 독법이란 ‘뉴스 프레임에서 벗어나기’이다. ‘뉴스’란 사실을 전해도 늘 기자 또는 언론사가 정한 프레임에 갇힐 수밖에 없고, 그 탓에 뉴스에 담긴 사실이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은 뉴스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선입견을 버리고 다양한 관점에서 하나의 이슈를 바라봐야 비로소 사실 너머에 있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저자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며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

아버지에게 갔었어 - 신경숙

한국소설에서 그간 비어 있던 ‘아버지’의 자리를 여성작가의 시각으로 새로이 써낸 이번 소설은, 엄마가 입원하자 J시 집에 홀로 남게 된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나’가 5년 만에 기차에 오르며 시작된다. 눈앞에 펼쳐질 듯 생생한 묘사로 그려진 J시와 그 안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지나온 삶이 겹쳐지며, 순식간에 ‘나’는 아버지의 삶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아버지는 한국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아왔으며 “젊은 날에 당신의 새끼들인 우리가 음식을 먹는 걸 보면 무서웠”지만 그것이 도리어 살아갈 힘이 되었다고 말하는, ‘아버지’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가부장적인 억압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인물이다. ‘아버지’ 인물의 생생함은 그가 가진 서사의 리얼리티로도 드러난다. 한국전쟁부터, 돈을 벌기 위해 갔던 서울..

MBC를 날리면 - 박성제

1부는 저자가 5년간의 해직언론인 생활을 종료하고 복직한 후 취재센터장과 보도국장을 맡아 MBC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재건하는 데서 시작한다. 촛불집회에서 “어용방송 MBC 물러가라!”는 시민들의 아우성을 들을 정도로 추락한 신뢰도는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았고, 처절한 심정으로 바닥부터 새로이 쌓아올려야 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저자는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과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한 신념을 내비친다. 2부에서는 사장이 된 후 신출내기 경영인으로서 재정 건전성과 공영방송의 신뢰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한 시도들, 그리고 변화한 미디어 지형에서 레거시미디어로서 공영방송국이 새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뇌의 기록이 담겨 있다. 3부에서는 현재 진행형인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에 대해 직접 입을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