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73

예능 자막 왜(why) 이렇게 써yo?

예능에서 자막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자막으로 상황을 설명하거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유쾌하고 재치 있는 적재적소의 자막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일부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을 보면, ‘우리말 파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아쉽다. 우리말 자막에 불필요하게 영어를 섞어 쓰거나 틀린 맞춤법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 특히 텔레비전 방송에 비해 규제가 덜한 유튜브 예능은 더욱 자유분방한 자막을 사용한다. 아무리 재미를 배가하기 위해 쓰는 자막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언어 파괴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누구나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세상을 접하면서, 과거보다 훨씬 자주, 많은 글을 접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확인하고, 출연자의 말이 자막으로 나오는 예능을 ..

무심코 쓰는 번역 투, 어떻게 바꿀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문장은 문제가 없는 문장일까? 이 문장에는 문법적 오류도 없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명확하여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이 문장은 우리말다운 문장일까? 이 문장에는 ‘번역 투’가 몇 번 쓰였을까? 번역 투란 다른 언어로 쓴 문장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외국어 문장을 직역하여 어색하게 느껴지는 문체를 말한다. 글을 읽다 보면 영어나 일본어 번역 투가 흔하게 보인다. 영어는 세계 공용어로 입시나 취업 등 우리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에 따라 영어 번역 투 또한 일상에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일본어가 많은 영향을 미쳤고, 해방 이후에..

스몰 럭셔리, 이제는 '소소한 사치'로

경제학 용어 ‘립스틱 효과’라는 말이 있다. 경기 불황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고급품으로, 립스틱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서두부터 ‘립스틱’이라는 외국어를 쓰는 게 머쓱하지만, 국립국어원이 일본어 ‘구치베니’를 순화한 우리말로 입술연지/연지와 더불어 립스틱/루주를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살펴볼 ‘스몰 럭셔리(small luxury)’가 바로 이런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식료품, 화장품, 생활용품과 같이 비교적 작고 소소한 제품을 고급스럽고 호화로운 것으로 구매한다”라는 뜻이다. 높은 물가와 수입 감소 등으로 지갑을 쉬 열지 않는 소비자가 값비싼 자동차나 명품 가방 대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물건을 구매하며 작은 사치를 누리는 행위다. 일종의 보상 심리라고 ..

'읽뎀', 같은 또래도 못 따라가는 신조어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서 모 양은 최근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던 중, 한 친구의 스토리에서 ‘읽뎀’이라는 두 글자만 적힌 글을 읽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친구에게서 다이렉트메시지(DM)로 연락이 왔다고 한다. 또래조차 신조어 못 따라가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서 연락이 와 당황스러웠던 서 양은 친구에게 ‘읽뎀’이 무엇인지 물었다. 친구는 “(스토리를) 읽으면 디엠”이라 답했다고 한다. 그 밖에 최근 또래들 사이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신조어가 어떤 것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서 모양은 다음의 단어를 나열했다. 1. 좋뎀(좋아요 누르면 디엠) 2. 스공(스토리공유) 3. 10 15 (10년생 중 아끼는 15명 / 앞의 두 자리는 출생연도, ..

한국 야구단은 왜 영어 이름을 쓸까?

출처: KBS 뉴스 2023 한국 프로야구 리그(KBO 리그)가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 중이다. 한국의 프로야구 구단은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KT 위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 등 열 개 구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단을 모아보니 구단 이름에서 공통점이 보인다. 열 개 구단 모두 구단을 지원하는 모기업의 이름과 영어 단어를 합친 구단명을 사용한다. 이러한 작명 방식은 어떻게 굳어졌을까? 이를 알아보려면 각 구단의 창단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두산 베어스는 구단의 전신인 ‘OB 베어스’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당시 OB 베어스의 모기업이었던 OB의 주력 상품이 OB 맥주였고, 맥주를 뜻하는 단어인 ‘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