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73

한글 위인 열전 - 선조와 정조의 특별한 편지

선조, 민심의 회복을 꾀하다 1592년(선조 25) 4월 14일, 경복궁에 방화 사건이 일어난다. 왜군이 한양 성안 가까이 쳐들어오자 임금인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요동으로 망명을 떠나려 했는데, 이에 분노한 백성들이 내탕고(內帑庫, 조선 시대 임금의 개인적인 재물을 넣어 두던 곳간)에 들어가 왕의 보물을 약탈하고, 노비 문서를 보관하는 장례원(掌隷院, 조선 시대 노비 문서와 노비와 관련된 소송을 맡아보던 관아)과 형조(刑曹, 조선 시대에 법률, 소송, 형옥, 노예 따위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를 불태운 것이다. 그 후 백성들은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에 연이어 불을 질러 자신들의 흔적을 없애기까지 했으니, 이는 백성을 버린 조정의 위엄도 함께 매몰되어 불태워진 참담한 사건이자 조정에 대한 백성의 믿음..

‘브레드’와 호칭 문화

한국방송에서 평일 저녁에 방송하는 연속극 ‘국가대표 와이프’에서는 아주 낯선 호칭이 등장한다. 방수건설 사옥의 주차관리인 영감 방배수가 건물 청소를 하는 나여사(나선덕)와 황혼 연애를 하게 되면서 자기 이름을 ‘브레드’라고 알려주는 바람에 나여사는 그를 브레드라고 부른다. 본명을 말하면 자기가 방수건설 회장 방배수임이 들통날까 봐 그리한 것이었다. 브레드는 방배수의 ‘방’을 된소리 ‘빵’으로 바꾼 뒤 영어 단어인 ‘bread’로 돌린 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떠올라서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리라. 문제는 한국 사람이 이렇듯 외국 사람처럼 별명을 짓고 그렇게 부르는 문화가 어떠냐는 것. 그런데 이는 이미 일부 기업에서 새로운 호칭 문화로 강제되고 있다. 알려진 기업 가운데 이를 가장 먼..

‘오픈 스페이스’는 ‘열린 쉼터’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은 ‘오픈 스페이스’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열린 쉼터’를 선정했다. ‘오픈 스페이스’는 도시 계획에서 사람들에게 놀이 활동을 하게 하거나 마음의 편안함을 줄 목적으로 마련한 공간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5월 18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오픈 스페이스’의 대체어로 ‘열린 쉼터’를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