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96

낙락장송으로 남은 지성인 성삼문

단종에 대한 마음을 시조로 읊조렸던 성삼문은 절개와 지조의 상징으로 지금도 널리 추앙받고 있다.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훈민정음의 보급에도 애쓴 성삼문,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 몸이 주거 가셔 무어시 될꼬 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第一峯)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야 이셔,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 성삼문 21세의 젊은 학사 성삼문 성삼문은 조선의 수재였다. 1435년 생원시 합격, 1438년 식년문과 급제, 1447년 문과중시 장원급제…, 성삼문의 화려한 이력이 이를 말해 준다. 세종대왕은 일찌감치 성삼문을 조선을 이끌어 갈 인재로 점찍고 1438년 21세의 성삼문을 집현전 학사로 발탁했다. 그리하여 성삼문은 세종대왕을 보필하며 신숙주, ..

‘케이팝’, 한국어로 부를 수는 없을까?

한국 대중가요, ‘케이팝’은 이제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021년 2월, 한류 산업의 영향력을 정리한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총 18개국의 한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을 가장 연상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케이팝’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4.0%로 1위를 차지하며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음원 및 음반 판매량에서도 해외 팬들의 영향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며, 가수의 누리소통망에서도 다양한 언어로 쓴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음악은 더 이상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이에 맞춰 국내 연예 기획사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공연을..

그들만의 언어, '보그체'

여름옷을 장만하기 위해 누리집을 둘러보던 중, 이러한 문구를 발견했다. ‘이번 썸머 시즌 어반 컨템포러리 보헤미안을 위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 외국어 범벅인 이 문장을 머릿속으로 두어 번 곱씹고 나서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러한 표현은 오늘날 의류 매장이나 누리집을 둘러보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종류를 가릴 것 없이 상품명이나 제품 설명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국어가 가득하다. 이러한 문체를 ‘보그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을 빚어낸 외국 잡지사 ‘보그(VOGUE)’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보그체’란 의류업계에서 주로 쓰는 문체를 일컫는 용어로, 문장에 쓰는 단어 대부분을 영어나 외국어로 대체하고 조사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색깔을 영어로 표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블..

일본에 부는 신(新)한류의 바람

일본에서 온 한 유학생이 ‘한국 사람 닮았다’, ‘한국인 같아’라는 말이 일본의 10-20대에게 칭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5월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강코쿳포(韓国っぽ·한국스러움)’라는 해시태그가 17만 5,000회 이상 사용됐다.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의 현상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 증대와 더불어 수요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제4차 한류’라고 부른다. 일본의 한류를 되짚어 보자. 2000년대 초반 배우 배용준의 ‘겨울연가’를 한류의 시초로 볼 수 있다. 배용준을 ‘욘사마’로 칭하며 열광한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1차 한류가 형성됐다. 2000년대 후반에는 일본 한류의 세대가 중년에서 청년으로 옮겨갔다. 10~20대가 카라, 소녀시대, 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