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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21 - 윤태호

〈미생〉 완결, 12년 연재를 마치다저마다의 사연으로아름답게 피어나는 미완의 삶(未生)윤태호 작가는 2009년 〈미생〉 연재 계약을 맺고, 2012년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그 12년간의 여정이 마침내 끝났다. 대기업인 원 인터에서 시작해 중소기업인 온길로 이어지는 직장인 서사는 21권으로 막을 내린다. 장그래가 처음 인턴으로 입사할 즈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들도 어느덧 10년 차 이상의 중견 직장인이 되었다. 그동안 〈미생〉은 대한민국 직장인과 울고 웃으며, 우리네 미완의 삶을 변함없이 응원하고 격려해왔다.미생(未生)의 끝을 맞이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져볼 법하다. 그렇다면 완생(完生)이란 무엇인가? 마지막 권인 21권에 수록한 인터뷰에서 유창혁 사범은 이렇게 답했다. “완생은 있을 수가 없죠. 사람..

삼가 고개를 숙인다

삼가 고개를 숙인다우리는죽음 앞에 경건하다.웬만해서는 허물을 말하지 않는다.누군들 삶에 얼룩이 없겠는가. 죽음앞에서는 더는 거론하지 않는다. 한평생짊어졌을 삶의 무게를 헤아리며 삼가고개를 숙인다. 고단했던 한 생애를내려놓고 영원한 안식을누리도록 기도한다.- 김소일의 《말과 침묵》 중에서 -* 고단한 삶 너머에는고요하고 평화로운 안식이 있습니다.몸은 소멸되어 유한해도 영혼은 영원합니다.고군분투 살았던 지상의 삶을 툴툴 털어내고하늘의 본향으로 돌아가 숨을 고릅니다.삼가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하며잠시 자신을 돌아봅니다.

(얼레빗 제4954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ㆍ팔상도> 국보 지정

문화재청은 지난 5월 27일 를 국보로 지정했습니다. 200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이십여 년 만에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한꺼번에 그린 불화로,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팔상도는 석가모니의 생애에서 역사적인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팔상은 불교문화권에서 공통으로 공유되는 개념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각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요. ▲ 국보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월인석보(月印釋譜)》의 불교경전 내용이나 교리를 알기 쉽게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변상도를 빌린 팔상도를 그리다가 후기에 접어들면서 《석씨원류응화사적》에서 제시된 도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하..

누군가 불쾌한 말을 했을 때

누군가 불쾌한 말을 했을 때누군가가당신에게 불쾌한 말을 했을 때,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온화한 태도로 당신이방금 들은 이야기를 객관화할 수도 있습니다.당신은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친절하기만 하면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거나앙갚음할 필요도 없습니다.이것이 당신을 위한일입니다.- 웨인 다이어의 《웨인 다이어의 인생 수업》 중에서 -* 사람 사이의 다툼은대부분 '불쾌한 말'에서 시작됩니다.누군가로부터 불쾌한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조심할 것은 다툼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상대의 불쾌한 말을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것,화 대신 웃음으로 대꾸하는 것이결국 이기는 길입니다.

오뚝이처럼

오뚝이처럼사람과사람 사이의 믿음은우리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힘과 같아서, 우리가 외부의 충격에흔들릴 때마다 오뚝이처럼 중심을잡게 해준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작은 약속의 끈들로만들어진다.- 김지호의 《마음을 알아주는 마음》 중에서 -* 오뚝이는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섭니다.아무리 흔들리다가도 금세 중심을 잡습니다.사람과 사람 사이의 중심은 신의, 곧 믿음입니다.실낱같은 바람에 신의가 무너져 사람 사이가깨지고, 공동체와 나라가 초토화되는 일이비일비재합니다. 작은 약속부터 잘지키는 것이 신의의 출발입니다.

아스피린 대신에

아스피린 대신에삶이 지루하거나고통스러워 '한 알만 꿀꺽 삼키면'지루함이나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아스피린'이간절할 때가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복용하면 기대하는효과를 얻을 수 없음은 물론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도있다. 아스피린 대신에, 시간이 걸리는 사랑을 하고,별다른 효용이 없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중독에 빠지지 않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장혜영의 《사랑과 법》 중에서 -* 우리의 뇌는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활성화됩니다.삶이 지루해질 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괜찮습니다. 인생은 끝까지 배움을 놓치 않을 때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더욱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낯선 여행지, 우연히들른 책방에서 문득 만난 책 한 권을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얼레빗 제4953호) 노루 앞가슴털, 칡뿌리로 만든 붓도 있다

국가무형유산엔 없지만, 시도무형유산에는 ‘필장(筆匠)’이 있는데 필장은 문방사우(文房四友)의 하나인 붓을 만드는 사람 또는 기술을 말합니다. 붓은 털의 품질이 가장 중요한데, 붓끝이 뾰족해야 하는 첨(尖), 가지런해야 하는 제(濟), 털 윗부분이 끈으로 잘 묶여서 둥근 원(圓), 오래 써도 힘이 있어 한 획을 긋고 난 뒤에 붓털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건(健)의 네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지요. 털의 재료로는 염소(백모)ㆍ여우ㆍ토끼ㆍ호랑이ㆍ사슴ㆍ이리ㆍ개ㆍ말ㆍ산돼지ㆍ족제비 등의 털을 쓰며, 특히 노루 앞가슴 털로 장식용 붓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장액붓’이라고 합니다. ‘제작과정은 우선 털을 고르게 한 뒤에 적당량을 잡아 말기를 한 다음 털끝을 가지런히 다듬는 ‘물끝보기’ 과정을 거친 뒤 대나무와 ..

「안성 봉업사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임금의 초상인 어진을 봉안한 진전(眞殿)인 봉업사(경기 안성시)의 변천양상과 구조 그리고 특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화유산인 「안성 봉업사터」와 삼한ㆍ삼국시대 동아시아 해상교류의 거점으로 역사적ㆍ학술적 값어치가 뛰어난 「고성 동외동 유적」을 각각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하였다. 「안성 봉업사터」는 고려 광종(949~975년) 때 왕권 강화를 위해 태조 왕건의 어진을 봉안한 절로 알려졌다. 「고려사」에 공민왕 12년(1363년) 임금이 봉업사에 들러 태조 왕건의 어진을 알현한 기록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석탑만 남아 있다고 기록되어 있어 조선 초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 안성 봉업사터 전경 ▲ 안성 봉업사터 진전영역 발굴조사 전경 ‘안성 봉업사터 오층석탑’..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35,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삶다’와 ‘찌다’

사람은 불을 찾고 만들어 다스리면서 삶의 길을 가장 크게 뛰어올랐다. 겨울의 추위를 물리치고 밤의 어두움을 몰아내면서 삶은 날로 새로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날것으로 먹을 수밖에 없던 먹거리를 굽거나 삶아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도 삶의 길을 뛰어오르는 지렛대의 하나였다. 굽는 것은 먹거리 감을 불에다 바로 익히는 노릇이고, 삶는 것은 먹거리 감을 물에 넣어서 익히는 노릇이다. ‘삶다’는 물에 먹거리 감을 넣고 푹 익히는 것이다. 감자나 고구마, 토란이나 우엉같이 단단한 뿌리 남새(채소)라면 삶아서 먹는 것이 제격이다. 그러나 단단하지 않은 것이라도 날것으로는 먹기 어려운 것들, 일테면 박이나 호박 같은 남새(채소)는 말할 나위도 없고, 무엇보다도 짐승의 고기는 삶아야 제대로 맛을 즐기며 먹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