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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공예가 기념우표

튼씩이 2025. 4. 15. 19:34

한국 근대 공예는 전통 기법과 현대미가 어우러지며 발전하였고, 다양한 공예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예술성을 갖춘 공예가들이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입사장 이학응, 끊음장 송주안, 도예가 황종구는 각각 금속, 목칠, 도자공예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기며 한국 근대 공예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학응(李鶴應, 1900~1988)은 금속 기물의 표면을 작은 정으로 촘촘히 쪼아 만든 홈에 금·은실을 입사하는 전통 기법의 대가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활동하며 전통 공예를 계승하였고, 1983년에 국가무형유산 제78호 입사장 보유자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는 홍정실(현 입사장 보유자)에게 전통 기법을 전수하였으며, 홍정실은 이를 계승·발전시켰습니다. 이학응은 한국 전통 금속공예의 맥을 잇는 데 크게 기여하였으며, 그의 업적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습니다.


송주안(宋周安, 1901~1981)은 자개를 잘게 잘라 무늬를 만드는 ‘끊음질’ 기법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표현한 나전장입니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그는 통영에서 나전칠공예를 배우고 활동하였습니다. 송주안은 끊음질과 주름질에 모두 능하였는데, 특히 송곳상사로 정교하게 표현한 산수 끊음질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1979년에 국가무형유산 제54호 끊음장 보유자로 인정되었습니다. 그의 아들 송방웅 선생이 뒤를 이어 끊음질 기법을 계승하였고, 1990년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인정되어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황종구(黃鍾九, 1919~2003)는 전통 도자기의 실험적 연구와 재현을 통해 현대도예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입니다. 일찍이 고려청자의 대가였던 부친 황인춘에게 청자 재현 기술을 익히고, 일본 유학 후 전통 도예의 계승과 발전에 힘썼습니다. 1950년대 이화여대 도예연구소 설립에 이바지하고 초대 교수로 취임한 뒤, 도요지 발굴, 학술지 발간, 도예 서적 저술 등 도자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였습니다. 특히 독창적인 문양과 기법을 개발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청자 공예를 재해석하며 한국 도예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통 기법을 계승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키며 한국 근대 공예의 중흥을 이끌었습니다. 근대공예가들의 노력은 공예를 단순한 기능적 도구를 넘어 예술적 표현의 영역으로 확장했으며, 오늘날에도 한국 전통 공예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