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송서율창, 오늘 문화재전수회관서 학술회의와 공연

튼씩이 2015. 12. 12. 20:32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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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2. 10.



조선시대는 선비의 나라였는데 선비들은 사서오경 등 그 수많은 고전을 어떻게 외우고 공부했을까요? 그저 무미건조하게 읽고 또 읽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송서(誦書)와 율창(律唱)입니다. 송서와 율창을 통해 선비들이 글을 읽되 이를 마치 노래하듯이 읽었던 것이지요. 그랬기에 선비들은 그 많던 글들을 무리 없이 외울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엄연한 국악의 한 갈래인 이 송서율창은 일제강점기 이후 그 맥이 끊겨버렸지요.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말합니다. “고대 문장가들이 애독 애창하던 진귀한 시문(詩文)이나 수려한 문장내용이 달빛 고요한 밤에 선비의 낭랑한 목소리로 골마다 울려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어린이들이 목청을 높여 천리(天理)와 진정(眞正)을 깨닫게 되는 명심보감을 부른다고 상상해 보라! 사라져가는 민족혼을 되찾자는 진정한 메시지로 들리지 않겠는가!”라고 말이지요.

오늘 서울 삼성동 무형문화재전수회관 풍류극장에서는 이 송서율창과 관련하여 한국전통음악학회(회장 서한범) 주최로 학술회의와 실연발표회가 있습니다. 또 이 자리는 이 끊어질 뻔한 송서율창을 부둥켜안고 다시 살려내려 애쓰는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유창 명창의 공연도 볼 수 있지요. 유창 명창은 말합니다. 송서율창은 서울시만의 문화재가 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이제 송서율창을 온 겨레가 즐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옛 얼레빗 (2011-11-29)


2207. 정성이 양념보다 더 나은 한국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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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음식과 명문가의 음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이들의 차이를 음식의 재료나 종류, 그리고 가짓수나 조리법으로 봅니다. 물론 이런 것의 차이도 있지만 요리전문가에 따르면 그 차이는 조상이나 집안 어른을 위하는 마음 씀씀이에 있으며 양념으로 쓰는 실고추, 깨소금 하나에도 정성을 듬뿍 담는 데 있다고 합니다.

양념장 속의 양념은 진이 나도록 다졌고, 고명을 만들 때도 일정한 맛과 모양을 냈으며 쇠고기도 결을 따라 곱게 써는 것이 원칙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음식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들입니다. 양지머리 고깃국이라도 끓이는 날엔 핏물을 빼려고 찬물에 담가두는 작업부터 시작하여 고기에 무, 대파, 마늘, 생강을 넣고 푹 고아야 합니다. 이때 국 위에 떠오른 것들은 일일이 서서 걷어내야 할뿐더러 다 끓여낸 국을 뜰 때는 국그릇을 뜨거운 물에 미리 담가 따뜻하게 한 다음 마른행주로 잘 닦아 담아내야 했지요. 국 한 대접이 밥상에 오르려면 어머니들의 이러한 정성과 공이 들어갔던 것입니다.

한국에도 한동안 서양의 패스트푸드가 유행하더니 요즈음은 다시 느린음식(슬로우푸드)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 우리 겨레가 즐겨 먹던 음식이야말로 느린음식의 대명사이며 오랫동안 숙성시켜야 제맛이 나는 김치나 오래 둘수록 깊은맛이 나는 된장 같은 것들이 이런 음식이지요. 똑같은 재료, 똑같은 방법으로 빠른 시간에 뚝딱 만들어 나오는 맥도널드 햄버거와는 전혀 다른 한국 음식은 한마디로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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