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얹어 나르거나 방에 놓고 식탁으로 쓰는 상(床)의 종류를 소반(小盤)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집에서는 부엌과 밥을 먹는 방이 떨어져 있었고 식기는 무거운 놋그릇이나 사기그릇을 썼습니다. 따라서 소반은 나르기 쉽게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었지요. 그 소반은 모양과 만드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나주와 통영 그리고 해주반이 유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통영반은 통영 특산물인 자개를 썼고, 해주반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화려한 조각을 했지요. 그에 견주어 나주반은 장식이나 화려한 조각을 자제하여 ‘간결하고 미끈한 다리’와 ‘견고함’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소반을 만들 때는 최소 10년 묵은 나무를 써야 합니다. 우리 전통 목공예는 나무의 진을 빼야 하는데 사람도 성질이 안 죽으면 살인도 나고 하듯이 나무도 성질이 안 죽으면 변형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진을 빼려면 나무를 베어다가 자연건조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만든 소반에 옻칠을 해서 완성합니다. 나주반은 행자목과 춘양목이 가장 좋은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나무무늬를 살리려고 느티나무를 사용하기도 하였지요.
전남 나주시 죽림동에는 지난 12월 5일 전남 무형문화재 제14호 김춘식 선생의 ‘전수교육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전수교육관은 나주반(盤) 제작기능 보존 교육 따위를 위한 것입니다. 전수교육관 내부는 다양한 나주반 작품이 전시된 전시실과 기능보유자의 작업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시연실, 체험실, 작업실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한옥 구조를 재현한 전시실에서는 나주반과 전통가구, 각종 나주목물(羅州木物)의 전시·판매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이 교육관은 구 나주역사와 나주학생 독립운동 기념관, 청소년 수련관 맞은편에 개관돼 가족단위 체험학습 코스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간결하고 견고한 아름다움의 나주반을 만나러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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