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양주별산대놀이>의 옴중과 눈끔적이를 보셨나요?

튼씩이 2016. 1. 14. 08:5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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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 14.



경기도 양주군 주내면 유양리에 전승되고 있는 탈놀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 <양주별산대놀이(楊州別山臺─)>가 있습니다. 이 <양주별산대놀이>는 경기지방에서 연희되어 온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의 한 나눔으로서, 서울의 녹번(碌磻)·아현(阿峴) 같은 곳의 본산대(本山臺)와 같지요. 그러나 본산대는 지금 전승되지 않고 있어서 이 <양주별산대놀이>가 경기지방의 대표적 탈놀이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이 놀이는 사월초파일과 단오ㆍ한가위에 주로 연희되고, 크고 작은 명절은 물론 가뭄 때의 기우제(祈雨祭) 행사로 연희되어 왔지요.

<양주별산대놀이>의 내용은 파계승(破戒僧), 몰락한 양반, 무당, 사당, 하인들이 등장하여 현실폭로와 풍자·호색(好色)·웃음·탄식 등을 보여줍니다. 특히 제3과장 “옴중과 목중”에서 옴중은 옴벙거지로써 자신의 지체를 높이려 하나 결국 옴이 오른 중임이 발각난다는 내용으로, 파계승에 대한 풍자가 주된 내용입니다. 또 제4과장 “연잎과 눈끔적이”에서는 초월적 능력을 가진 고승 연잎과 눈끔적이가 나타나 파계승 옴중과 목중을 벌합니다. 제7과장 제1경 ‘의막사령(依幕使令)놀이’는 하인 말뚝이가 샌님·서방님·도령님을 모시고 나와 친구 쇠뚝이와 함께 위선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양반들을 모욕하고 신랄하게 풍자하지요.

<양주별산대놀이>의 등장인물은 모두 32명이지만 겹치는 출연이 있어 실제 가면 종류는 22개 안팎으로 재료는 주로 바가지입니다. 반주악기는 삼현육각(三絃六角), 곧 피리 2개와 젓대(대금)ㆍ해금ㆍ장구ㆍ북 따위며 꽹과리와 태평소를 더하기도 하고, 피리와 장구만으로 하기도 하지요. <양주별산대놀이>와 계열이 다른 탈놀이는 황해도 지방의 봉산탈춤, 경남지역의 오광대놀이, 안동의 하회탈놀음, 강릉의 관노가면극들도 있습니다. 예전 백성이 양반의 억눌림에 서러울 때 탈놀이를 통해 그 설움을 풀었는데 이제 우리도 스트레스로 힘들 때 탈놀이를 통해 극복해 볼까요?

옛 얼레빗 (2012-01-12)


2234. 그 컵이 있던 자리 - 그때를 아십니까?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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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때 세도가 한명회의 6촌형이며 조선 전기 문신인 한계희(韓繼禧)는 그 누구보다도 청렴한 선비였습니다. 대대로 덕을 쌓았고 얼마든지 부유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나라에서 받는 봉록을 친척 가운데 부모 없는 사람이나 홀어미가 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근근이 살았지요. 또 집안이 가난하여 아침저녁을 나물에다 검소한 음식으로 지냈는데 그도 과분하다 하여 양과 횟수를 줄였습니다.

어느 날 한명회의 집에서 문중 모임을 할 때 한계희의 가난함에 이야기가 미치자 모두 공론 끝에 동대문 밖 고암(鼓岩) 밑에 있는 논 열섬지기를 주기로 했지요. 이에 한계희가 사양하자 한명회와 이를 주선한 사람들이 소리를 모아 호소하며 자리를 뜨지 않음에 어쩔 수 없이 논을 받았습니다. 대신 한계희는 그 논에서 거둔 곡식을 절대 집 담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고암 둘레에 사는 어려운 집, 가장이 병든 집에 골고루 나눠주었지요. 이를 기리는 뜻에서 고암이란 이름은 편안할 안 자로 바꿔 안암(安岩)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조선 전기 문신 김정국(金正國)이 말한 청빈관을 들어보면 “없을 수 없는 것은 오직 책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벗 한 사람, 신 한 켤레, 잠을 청할 베개 하나, 환기할 창 하나, 햇볕 쬐일 마루 하나, 차 다릴 화로 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하나, 봄 경치를 찾아다닐 만한 나귀 한 마리면 족하다.” 고 했습니다. 요즘 끝없는 욕심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지만 조선시대 선비들의 청빈함을 따라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고대해 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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