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손님 술상에 간장 탄 냉수를 내온 청백리 이탁

튼씩이 2016. 1. 18. 08:09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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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 18.



1509(중종 4)∼1576(선조 9).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영의정까지 지낸 이탁(李鐸)이란 청백리가 있었습니다. 그 이탁이 이조판서를 할 때 그 휘하에는 인사 행정을 맡은 실무책임자(낭관)로 깐깐하기로 소문난 정철(鄭澈, 1536∼1593)이 일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정철은 이탁이 시행하려는 인사 문제에 번번이 어깃장을 놓기 일쑤였습니다. “아니 되옵니다. 그 사람을 이 벼슬에 앉히는 것은 백성의 기대에 맞지 않습니다.”, “아니야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네.”

이렇게 말했는데도 정철이 꾸며 올린 서류에는 이탁이 뜻하는 사람은 빠져 있곤 했지요. 하지만 이때 이탁은 노발대발하기보다는 “어허 그 사람 참 고집도 어지간하구먼.” 하면서 아랫사람인 정철의 뜻을 따르곤 했다고 합니다. 이탁은 이렇게 공평한 인사 행정으로 이름난 명관이었는데 대신 그의 집안 살림은 언제나 가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심수경(沈守慶)이 쓴 이탁의 비문에 “공은 재물을 가볍게 여겨 베풀기를 좋아했으며 고아를 어루만져 주고 과부를 구휼하고 혼인할 돈을 도와주며, 상 당할 때 부조하기를 전심으로 하니, 친척과 벗과 이웃이 모두 좋아하였다.”라는 내용이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손님이 찾아오면 술상을 차려 내올 수가 없어서 술병에 술 대신 간장을 탄 냉수가 담겨 나오는 일도 허다했다고 하는 말도 전합니다. 요즘 어디 이탁 같은 공직자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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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박이말 시조 246 >

어름치



가람이 얼었다들 내속까지 얼거냐

얼음은 길이라도 벗삼아 노닐거니

겨울껏 따끔안아서 울믿나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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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길이 단위의 하나. 여덟 자나 열 자
* 울 : 우리
* 믿나라 : 조국, 본국, 모국

어름치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보호할 가치가 높아 금강 상류의 어름치는 1972년 5월 1일에 천연기념물 제238호로 지정되었고, 1978년 8월 18일에는 전국의 어름치가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어름치는 일명 ‘얼음치’, ‘반어’, ‘어름치기’라고도 불리며, 빙어와는 다른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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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소장 김영조 ☎ (02) 733-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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