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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가운데는 무지개 홍(虹) 자를 쓴 “홍교(虹橋)”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 홍교는 다른 말로 홍예교(虹霓橋)라고도 하고 구른 운(雲) 자를 써서 운교(雲橋)라고도 하며, 우리말로는 구름다리라고 합니다. 이런 다리에는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 건봉사에 있는 조선시대 무지개 돌다리 보물 제1336호 “건봉사 능파교(乾鳳寺 凌波橋)”도 있습니다. 이 다리는 대웅전 지역과 극락전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로 1704년(숙종 30)부터 1707년 사이에 처음 놓였다고 합니다.
구름다리는 다리 밑이 반달 또는 무지개 모양을 이루어 그 모양이 아름답고 또한 다리 밑에 기둥이 없으므로 급격히 물이 불어날 때에도 다리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장점이 있지요. 이러한 무지개다리는 지금 우리나라에 몇 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 가운데서도 능파교는 규모도 크고 보존상태도 좋은 편입니다. 다리의 폭은 3m, 길이는 14.3m이며, 다리 밑 한 가운데 높이는 4.5m이고 밑지름은 7.8m나 되지요.
건봉사 능파교는 단칸 무지개 돌다리로 자연지형을 잘 이용하여 놓았으며, 놓은 때와 놓은 사람 따위를 알려주는 빗돌 “능파교신창기비(凌波橋新創記碑)”가 근처에 세워져 있어 우리나라 구름다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 능파교는 보존상태도 좋고 우리나라 돌다리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다리입니다. 참고로 건봉사는 520년에 세운 절로 처음에는 원각사라 하였다가, 1358년(공민왕 7) 나옹(懶翁)이 중건하고 건봉사라 하였는데 세조가 와서 왕실 절로 지정했지요. 능파교라는 이름은 “속세의 파도를 헤치고 부처님 세상으로 이르는 다리”라 하는 뜻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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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속풀이 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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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규의 참되고 아름다운 노래 가곡 발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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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지난달 12일, 서울 삼성동 소재《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열린 “송서 율창의 확산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 이야기를 하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이상만(원로음악평론가) 선생의 <송서 율창의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발표가 있은 다음, 1부-송서 율창의 문학부문과 2부-음악부문으로 구분 진행되었다는 이야기, 문학부문에서는 이기대의 “20세기 전반기 송서 대중화의 의미”외 함영대의 “경서교육으로서의 송서·율창”, 국립중앙극장 기획위원 이주영의 “송서·율창 레퍼토리와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음악부문은 이보형, 김세종, 문형희 등이 “송서·율창의 음악문화와 그 특징”, “송서, 율창, 시창의 역사성과 교육적 활용”, “새로운 송서의 제작방향” 등이 발표되었고, 지정토론과 객석토론을 통해 확산방안의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는 기회였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글쓴이는 개회사에서 “송서 율창이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되어 있는 예능종목임에도 송서나 율창에 대한 이해가 없다. 송서란 한마디로 <글 읽기>로, 선비들은 책속에 담겨있는 진리를 터득하고 세상 살아나가는 방법을 배우며 참된 길을 찾던 사람들로 천하의 일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서 변화하는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응용능력을 갖추어왔던 사람들이었는데, 요즈음은 진정한 선비 만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무분별한 서구문화가 범람해도 전통사회의 문화를 되살리고 민족의 삶과 미래를 생각할 인물들을 만나보기 어렵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송서는 일반 시조나 민요처럼 정형화된 가락이나 고정된 장단체계는 갖추고 있지 않지만, 호흡으로 단락을 맞춘다거나 가사에 따라 고저를 구별하고 종지형에서 음악적인 규칙을 체득하면 더더욱 잘 부를 수 있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에는 박문규 명인이 준비한 가곡 발표회 이야기를 소개한 다음, 송서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한다. 작년에 가사와 시조창으로 우리를 초대해 주었던 박문규 명인이 이번에는 가곡 무대를 준비하였다. 2016년 1월 23(토) 저녁 5시, 서울 삼성동 소재 한국문화의 집(코우스-KOUS)에서 황숙경 여류명창과 함께, 그리고 당대 최고의 반주진과 함께 펼칠 예정이다.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박문규, 그는 화려한 외양보다는 내면에 충실한 국악인”이라는 제목의 축사 한 장을 써 보냈다. 그 일부를 여기에 소개하면서 전통가곡의 진수가 어떤 것인가를 독자 제위께 안내해 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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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생과 나는 <국악고등학교>의 동문으로 오랜 기간 동고동락을 함께 해 온 선후배 사이이다. 1950~60년대, 모교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적(), 소금(小), 단소(短簫) 등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를 배우게 되어 있었는데 이런 악기들을 가방에 넣고 만원 버스나 전차를 타려면 동승해 있던 여러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의 세상 사람들은 그것이 악기인지, 취미 도구의 낚싯대인지 구별 못하던 시절이었다. 전쟁을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우리의 생활은 궁핍 그 자체였고, 그래서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국악과 국악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나 몰이해는 상상을 초월했던 때였다.
우리의 전통음악이 사회적으로나 교육현장에서 푸대접을 받고 외면을 당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그는 당돌하게 KBS가 주최한 장기(長技)대회에 소금을 들고 출전해서 당당히 입상을 한 것이다. 지금 같으면 별로 놀랄 일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생각도 못할 파격적인 용기여서 대단한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는 학생시절에도 두뇌가 명석하여 공부도 잘 했고, 주 전공이었던 피리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가곡이나 시조, 가사와 같은 정가도 그의 전공분야처럼 두각을 나타냈고, 정악이건, 민속악이건 노래의 장단이나 기악의 반주 또한 일품이었던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서울음대 재학시절에는 피아노도 열심히 쳤고, 악보 읽기가 정확해서 창작음악의 장고 반주는 거의 그의 차지였다. 가야금 창작곡을 많이 짓고, 직접 초연까지 해 온 황병기 명인의 초기 음반을 보면, 장고 반주에 <박문규>라는 이름이 박혀있는 점으로도 짐작이 될 것이다.
더 그를 알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그가 국악고교의 교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 학생들이 그를 <박토벤>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붙여준 이 별명으로도 그가 어떤 선생님이었나 하는 점은 알고도 남을 것이다. 그의 음악적 재능이나 실력을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을 별명답게 그는 음 감각이나 장단감, 표출력 등 음악성이 매우 뛰어난 국악인이다. 나 역시 그의 음악성을 매우 높게 인정하는 사람 중의 하나로 내가 몸담고 있던 대학의 강의를 줄곧 의뢰해 왔고, 또한 미국이나 중국 대학과의 국제행사에는 언제나 함께 해 왔기에 그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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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가 준비한 노래는 전통가곡이다. 우조초수 <동창이>로 시작해서 이수 <강호에>, 여창우락 <바람>, 언락 <벽사창>, 여창반엽 <남하여>와 계면초수 <청석령>, 삼수 <석양에>, 평롱<북두칠성>, 편락 <나무도>, 편수 <모란은>, 언편 <한송정> 그리고<태평가>로 맺는다. 하나같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시조 시(詩)위에 곡을 얹은 노래들이어서 더더욱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특히, 여류 명창 황숙경이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도 그러하고, 그 위에 화려한 반주진용이 무대를 빛내 줄 예정인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는 음악회라 하겠다.
가곡의 반주는 다른 장르와 달리 매우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 할 것이다. 반주진들도 모두 가곡의 흐름을 꿰고 있어야 반주가 가능한 것이다. 이번 무대에는 장고의 사재성, 대금의 박용호, 해금의 김종식, 가야금의 송인길, 거문고의 이혜경, 피리의 박영기, 단소의 김상준, 등 초 일류급이 노래와 조화를 이루게 되어 기대가 큰 것이다.
박문규의 가곡은 무엇보다도 발음이 분명하고 발성에 역동성이 돋보이는 창법이 매우 인상적이다. 강약이나 시김새의 처리, 호흡의 조절, 반주와의 조화 등, 음악적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언제고 다시 듣고 싶은 노래로 남는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화려하고 난삽한 기교보다는 절제된 감정으로 처리하는 가락의 연결이 자연스럽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선해지며 화평해 지는 느낌이다. 세상의 영욕(榮辱)이 한낱 뜬구름에 불과한 것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듯하기만 하다.
우리가 듣게 되는 오늘밤의 전통 가곡이 혼탁으로 달려가는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정화시켜 갈, 참되고 아름다운 노래라는 점을 반드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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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한 범 / 단국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음악학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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