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운 사람은 나와라
분통 터지는 사람도 나와라
이 탈 쓰고
반반한 양반 놈 골려줍세
뻔뻔한 중놈도 골려줍세
나라 판 놈도 골려주고
왜놈 순사도 욕해줍세
껍질만 사람인 놈들 골려줍세
추영훈,‘하회탈’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마을에는 하회 별신굿 탈이 전승되어 내려옵니다. 이 탈들은 11세기의 작품으로 추측되는데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선들은 감히 오늘의 솜씨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살아 있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우리나라 다른 지방의 탈들은 바가지나 종이로 만들었지만 하회탈들은 오리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하회탈은 1964년 3월 30일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하회탈은 남아 있는 각시, 양반, 부네, 중, 초랭이, 선비, 이매, 백정, 할미 아홉 가지 외에 떡달이, 별채, 총각 세 가지가 더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빼앗겼다고 전해집니다. 하회탈은 해마다 정월대보름 때 하던 별신굿놀이에 썼던 것입니다. 평상시에는 입에 담지 못하던 신랄한 비판과 풍자를 탈을 쓴 채 마음껏 했겠지요. 이는 어쩌면 양반들에게 고통받고 살던 민중의 한을 대신 풀어준 한풀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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