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 태평양전쟁의 표준복 몸빼가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몸빼를 입은 당시 여인들

일제는 태평양전쟁이 어려워지자 국가총동원법(1938)과 비상시 국민생활개선기준(1939) 등을 통해 허리와 발목 부분을 고무줄로 처리한 부인 표준복 몸빼(もんぺ)를 입으라고 강요하고, 화려한 화장과 파마를 못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1944년엔 몸빼를 입지 않으면 버스와 전차도 못 타고, 관공서나 극장도 드나들지 못하게 했으며, 여학생 교복으로도 입게 합니다.

몸빼의 원형은 모모히키(ももひき)라고 해서 엉덩이 쪽은 헐렁하고 종아리로 내려오면서 조붓해지는 타이즈 모양에서 유래했습니다. 이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포르투칼에서 전해진 ‘칼사오’라는 옷을 모방한 것으로 일본의 축제 마츠리 때 남자들이 입는 바지입니다. 이를 좀 더 펑퍼짐하게 변형한 것이 몸빼로, 우리 겨레가 예전에 입던 속고쟁이와 언뜻 보면 비슷합니다. 이걸 일본에선 여성들이 겉옷으로 입었는데 조선에까지 들여와 입게 한 것이지요.

당시 언론들도 일제의 몸빼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했습니다. <매일신보> 1942년 6월 13일에는 “몸빼는 조선 부인이 입는 옷과 비슷한 점이 많다”라고 했으며, 잡지 <신여성> 1944년 11월호는 “나라가 원하는 여성이란 근검과 절약을 실천하고, 나라와 사회를 위해 자기의 욕구를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이라며 몸빼 입기를 부추겼습니다. 해방 뒤에도 일할 때 좋다고 여전히 이 태평양전쟁을 위한 옷, 몸빼를 입는 사람이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