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4월 4일 - 암행어사 출두 때 역졸들은 어디 숨어 있다 나오나요

튼씩이 2018. 4. 4. 08:19

"암행어사 박문수 책을 읽다가 궁금해서요. 암행어사는 백성으로 변장한 역졸들을 데리고 다니는데 그 수가 많으면 의심을 사기 쉬워 한두 명만 거느린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암행어사 출두야!’ 라고 할 때 역졸들이 벌떼처럼 나오던데 역졸들은 어디 숨어 있었던 건가요?"



참 재미난 질문입니다. 1756년 4월 4일 숨진 암행어사 박문수에 대한 자료 검색을 하던 중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의 질문이 인터넷 누리집에 올라와 있네요.


어사 박문수(朴文秀, 1691~1756)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고령입니다. 1723년(경종3) 문과에 급제하여 1727년 영남 암행어사가 되어 부정한 관리들을 찾아냅니다. 영조 임금은 특히 박문수를 무척 아꼈는데 영조 6년에는 참판이 되어 왕을 가까이 모시지요. 박문수는 해박하고 성격이 곧아 바른말을 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는 좌의정이 박문수를 꾸짖은 적이 있는데 상감마마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은 것을 트집 잡은 것이지요. 그때 박문수는 “임금과 신하가 마주 보고 이야기하면 한결 부드럽고 거리감 없이 진심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간신이나 고개를 숙이는 법’이라고 해서 그 뒤 영조와는 특별히 마주 보며 이야기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암행어사의 주된 임무는 3정(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을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동헌(군청)에 출두할 때는 부하, 또는 역졸을 지휘하여 군청에 와서 “암행어사 출두”를 소리치게 합니다. 암행어사는 임무를 마치면 내용을 서면으로 써서 왕에게 보고합니다. 이를 서계라고 하는데 전․현직 관찰사, 수령의 비리행위와 치적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별단에는 자기가 살핀 민정, 군정의 실정과 숨은 미담이나 열녀, 효자의 행적 따위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