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저 멀리 미국이나 영국의 소식도 즉시 알 수 있는 지구촌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옛사람들은 한양에서 일어난 일을 저 아래 남도 사람이 알려면 몇 날 며칠을 기다려야 하거나 아니면 상당한 세월이 흘러야 했지요.
그래서 옛사람들은 그렇게 세상 소식에 목말라 했는데 조선 후기쯤 오면 전문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꾼, 곧 전기수, 강담사 또는 강청사, 재담꾼이라고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들이 장터 에서 ≪장화홍련전≫ 이야기를 하거나 ≪수호지≫를 읽어줄 때 나쁜 놈의 역할을 어찌나 그럴듯하게 했던지 이야기를 듣던 사람이 격분하여 칼로 이야기꾼을 찔러 죽였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나올 정도입니다.
이 전기수가 현대에 다시 등장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서울시설공단에서 청계천 유적들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전기수를 2009년 4월 3일부터 운영해오고 있지요. 전기수는 4월~6월, 9월~11월 매주 금, 토요일에 광통교, 장통교, 오간수교, 영도교 이렇게 청계천 다리 네 곳에서 활동하지요. 사람 사는 세상은 조금씩 다를 뿐 세상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또 그를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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