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실록> 8년(1462) 4월 14일 기록을 보면 “내가 젊었을 때에 화천군(花川君)의 집에 이르러, ..... 막걸리 두어 잔을 마시고 나왔다”라는 말이 보입니다. 또 고려 명 문장가 이규보의 글에도 나오는 것을 보면 막걸리는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마셔온 전통술로 그 역사가 깊으며 농민뿐만 아니라 임금도 마셨던 술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막걸리는 빛깔이 쌀뜨물처럼 희고 탁한데 도수가 6~7도로 알코올 성분이 적은 술이며,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규보는 “나그네 창자는 박주(薄酒)로 씻는다”라는 시구를 남겼는데 이 박주가 막걸리라고 하지요. 박주에 대한 기록은 또 있습니다. 중종 때 김전이라는 청백리가 있었는데 그는 아량이 넓고 깨끗해서 지위가 재상에 이르렀으나 집안이 가난했지요. 성품이 술을 즐겨 손님이 오면 담박한 찬과 박주를 내놓고 맨발로 다니며 술을 따라주는 모습이 마치 소탈한 시골노인 같았다고 전합니다.
막걸리의 딴 이름으로는 배꽃 필 때 누룩을 만든다 해서 이화주(梨花酒), 그 밖에 탁주(濁酒), 농주(農酒), 백주(白酒), 회주(灰酒)도 있지요. 그런가 하면 제주도에 유배된 인목대비 어머니 노씨가 술지게미를 재탕한 막걸리를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해서 모주(母酒)라는 이름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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