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6월 20일 - 여름 꽃 이야기 셋, 쇠비름

튼씩이 2018. 6. 28. 10:38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풀 쇠비름은 오행초(五行草), 마치채(馬齒菜), 산산채(酸酸菜), 장명채(長命菜), 돼지풀, 도둑풀, 말비름이라고도 합니다. 서양에서는 연한 부분을 샐러드로 이용하고 한국에서는 나물로 이용하며, 풀 전체를 민간약으로 사용하지요. 하지만 쇠비름은 예쁜 꽃이 피어도 잡초라고 합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민며느리로 들어간 어린 신부는 큰 동서와 시어머니에게서 몹시 심한 구박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유행병 이질에 걸려 밭둑 움막으로 쫓겨났다가 쇠비름을 먹고 나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구박하던 큰 동서와 시어머니는 이질로 죽었고, 잘 대해주던 둘째 동서는 쇠비름으로 살렸다지요. 그 뒤 그 어린 민며느리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쇠비름에는 숨어 있습니다.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전설과 약초로서 한 몫을 거뜬히 해낸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작고 여려 보이지만 강한 힘을 가진 들꽃, 크고 강한 나뭇가지는 비바람에 꺾이지만 쇠비름 같은 작은 것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풀이라 하여 누가 눈길조차 잘 주지 않는 쇠비름은 그런 강한 생명력을 지녔으며 약초로서도 한 몫을 하는데 키를 낮추어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이 쇠비름을 보면서 마음의 키도 더욱 낮추며 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