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6월 18일 - 여름 꽃 이야기 하나, 비장한 사랑 그리고 순종의 꽃 금낭화

튼씩이 2018. 6. 28. 10:34


 
기꺼이 / 목숨 던져

금낭화 핀다

오롯이 / 몸 바쳐서

금낭화 핀다

손목을 / 함께 묶지

아니하려면 / 사랑하지 마라

발목을 / 함께 묶지

아니하려면 / 사랑하지 마라

금낭화 / 꽃피는 뜻

오달지게도 / 비장한 일이다

 

김종제 시인의 ‘금낭화’ 일부입니다. 사랑도 저렇게 목숨을 걸어하면 어떨까요? 금낭화가 피는 뜻은 오달지게도 비장한 일이라네요. 우리 토종 들꽃 금낭화는 5~6월에 연약하고 가녀린 줄기가 길게 나와 주머니 모양의 납작한 분홍색 잎을 올망졸망 매달고 있는 꽃입니다. 꽃의 모양이 심장을 닮아 영어식 이름은 ‘bleeding heart’인데 우리말로 풀어보면 ‘피가 흐르는 심장’이 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꽃의 모양이 여인네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를 닮았다고 하여 ‘며느리주머니’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금낭화(錦囊花)는 ‘아름다운 주머니를 닮은 꽃’입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마치 입술 사이에 밥풀이 붙어 있는 듯하여 ‘밥풀꽃’이라고도 하지요. 그래서 ‘꽃며느리밥풀꽃’과 혼동하기도 하지만 그 모양새는 아주 다릅니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인데 꽃의 모양을 잘 보면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어 겸손과 순종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겸손과 순종의 미를 겸비하고 있는 꽃. 그러나 그 겸손과 순종은 조건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것과 옳은 것에 대한 겸손과 순종이 아닐까요?